이윤우 삼성전자 총괄 부회장은 ‘사업 시너지’를 선택했다. ‘이윤우 체제’가 들어선 후 첫 삼성전자 조직 개편의 대략적인 윤곽은 중복 사업 통폐합을 비롯한 유관 사업과 시너지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어떤 사업부끼리 묶어야 가장 큰 사업 성과가 나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나온 개편안에 따르면 먼저 디지털미디어(DM) 총괄은 원점에서 사업부를 재검토 중이다. DM은 영상 디스플레이(VD)·오디오와 비디오(AV)·서버를 포함한 컴퓨터시스템, 여기에 디지털 프린팅까지 가장 광범위한 사업군을 가지고 있었다. 또,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DSC) 사업까지 책임져 왔다. 그러나 사업부 편제만큼 사업 성과가 미진하다고 판단해 사업부를 대폭 조정키로 했다. 디지털 AV와 컴퓨터시스템 사업부는 다른 사업부로 흡수되거나 아예 시너지 있는 쪽으로 소속 총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AV의 블루레이와 캠코더 사업은 TV가 주력인 VD 사업부에 새롭게 둥지를 튼다. 셋톱박스와 MP3 사업도 정보통신 총괄로 이관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대신에 박종우 사장이 책임져 왔던 테크윈의 DSC 사업은 인력을 포함한 모든 영업·마케팅 조직까지 DM으로 일원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DM은 프린팅과 디지털TV를 축으로 선택과 집중 구조로 단순화한다. 삼성전자 측은 “안팎의 분위기를 감안해 최종 개편안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내부에서는 사업부별로 합의를 이룬 상태”라고 말했다. 최지성 사장이 맡고 있는 정보통신 총괄의 위상도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 총괄은 크게 무선과 네트워크 사업부 양대 축에 DM 총괄 소속이었던 컴퓨터시스템 사업부까지 흡수할 방침이다. 이는 컴퓨터가 점차 모바일화하는 추세에 맞춰 휴대폰과 같은 통신과 만났을 때 훨씬 사업 성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선 사업부에는 DM의 MP3 사업이 넘어오며 통신 장비 등을 주력으로 한 네트워크 분야에서 셋톱박스 분야가 새로 편입된다. 네트워크 사업부는 기존 주력으로 추진해 왔던 와이브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단말 사업을 결합해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위상을 새롭게 할 계획이다. 황창규 사장이 기술 총괄로 옮기면서 수장이 바뀐 반도체 총괄도 조직 변화가 불가피하다. 권오현 사장이 시스템LSI 분야 전문가임을 고려할 때 비메모리 분야를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다. 지금의 메모리·시스템LSI·스토리지 사업부 형태에서 시스템LSI 분야를 더욱 세분화하는 형태의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기존 주력했던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내비게이션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MP3용 집적회로(IC), CMOS 이미지 센서(CIS) 등에 이어 자동차와 전략 기기·의료기기용 반도체와 같은 새로운 사업을 지원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새로운 시장을 위해 지식재산권(IP)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임을 감안해 기술 총괄과 직접 연계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지원 조직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사장단 인사와 16일 임원 인사에 이어 이번주에 보직 인사와 조직개편을 끝낼 예정이다. 강병준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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