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치메이옵트일렉트로닉스(CMO)가 뛰어들면서 10세대 LCD패널 양산을 놓고 한국과 일본, 대만 3국 간 혈전이 시작됐다. 세계 4위 LCD 패널업체인 CMO는 오는 2011년 10세대 LCD 패널 공장 양산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실제 양산 시기를 지켜봐야 하지만 밝힌 일정대로라면 일본 샤프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5세대 이후 대형 LCD 패널 시장의 양산 경쟁을 주도해온 국내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빙셩 우 CMO 부사장은 지난 1일 “50인치 이상 대형 LCD TV 수요를 맞추기 위해 2011∼2012년 가동을 목표로 10세대 LCD 패널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돈 4조원 이상을 들여 월 10만장 규모의 대규모 양산 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LCD 패널 양산경쟁에 뒤져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종주국이면서도 5세대 이후 투자를 소홀히 했다가 우리나라와 대만에 밀려 ‘자연도태’를 겪었던 전례가 있다. 특히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AUO 등 1∼3위까지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반면에 4위권인 CMO와는 격차가 크다. 8세대 양산 투자까지 후발이었던 CMO는 10세대에서 ‘빠른 추격자’가 되지 않고서는 언제 메이저의 압박에 밀려날지 모르는 셈이다. CMO의 투자 선언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LCD 패널 시장은 1년에서 1년 반의 주기로 수요-공급의 국면이 바뀌어왔다. 이른바 ‘크리스털 사이클’이다. 내년 하반기 공급과잉이 오더라도 2011년께 또다시 공급부족 상황이 올 수 있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사장은 “LCD TV 보급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모니터·노트북PC 등 IT 시장에도 와이드 패널로 전환하면서 대체수요가 꾸준히 생겨날 것”이라며 “CMO로서는 이 같은 위험과 기회 요인을 충분히 검토한 뒤 내린 결론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CMO의 10세대 투자 선언은 대형 LCD 양산 투자를 선도해온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실제 양산 시기를 두고봐야 하지만 발표 시점만큼 일본은 물론이고 대만에도 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10세대 투자를 향한 양사의 행보는 한층 빨라질 공산이 크다. 특히 양산능력에서 한참 뒤처진 CMO가 강력한 추격의지를 밝힌 데서 부담도 적지 않다. 삼성과 LG가 1, 2위 패널업체로서 가진 시장 협상력이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CMO의 10세대 투자 결정이 차세대 LCD 시장에서 다시 한번 한국·대만·일본의 국가 간 자존심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d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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