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에서 R&BD로 전환하고 있는 연구소 중심의 신산학협력이 전국 각 대학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교수와 기업체, 연구원, 학생 등이 모두 참여하는 수요자 중심의 실용화 및 상품화, 현장·실습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연구 현장의 모습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IT-BT가 산학협력 선도=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거론되는 대학이 대구의 영진전문대학(학장 장영철)이다. 산학협력 중심 전문대학으로 선정되면서 정규직 취업률 전국 1위, 전공 일치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영진전문대학의 위력은 바로 주문식 교육이다. 지난 1994년 국내 처음 창안한 이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이 졸업 후 진출할 산업체로부터 교육 내용과 소요 인력을 미리 주문받아 가르치는 맞춤형 교육방식이다. 또 충남지역에서 취업률 100%를 자랑하는 한국기술교육대(총장 장병석)가 대표적이다. 이 대학이 운영 중인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재직자 능력개발 모델’은 전국 대학으로 보급할 정도로 그 실효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노동부가 전국 순회 설명회를 마련한 자리에는 전국에서 80여 대학이 몰릴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770억원이 들어가는 이 사업에는 한국기술교육대와 삼성전자가 공동 설립한 ‘첨단기술교육센터’가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이공계 명문인 KAIST(총장 서남표)는 과 단위에서의 학제적 연구와 산학협력이 두드러진다. 하이닉스반도체와 반도체공학 프로그램이나 삼성전자와 삼성반도체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현장 맞춤형 고급두뇌를 배출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대부분 정부와 대학, 업계가 모두 윈윈하는 삼위일체의 결과물로 적극적인 투자가 시너지효과를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다. 세부 기술의 산학협력 현황을 보면 미래 첨단기술로 예상되는 생명공학, 환경공학, 정보통신, 나노, 우주항공, 문화콘텐츠 부문을 통틀어 BT와 IT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학술진흥재단이 발간한 대학산학협력 백서에 따르면 BT 부문이 전체 720건 가운데 279건으로 38.8%를 차지하며 수위를 차지하며, IT는 업체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대학별 건수가 253건으로 35.1%를 차지하고 있다. 또 산학협력 연구비 현황에 따르면 정보 분야가 81억원으로 전체 협력예산의 14.3%로 나타났다. 가장 적은 분야는 1억원이 지원된 수학이다. 나노와 문화콘텐츠 분야는 아직까지는 10% 미만이지만 최근 융합기술 추세와 문화 콘텐츠의 강조로 인해 이 분야의 협력이 급격하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과 인력, 산업의 절묘한 조화=첨단 기술과 고급 인력의 요람으로 일컬어지는 대학정보통신연구센터(ITRC)도 업계에 경쟁력 있는 고급 인력을 공급하는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8년 첫 출범 이후 첨단기술 개발과 산학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고급 인재 양성에 주력해 왔다. 현재 전국에는 25개 대학 38개 연구센터가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ITRC 참여교수 1인당 SCI급 논문 발표건수는 1.95건이다. 국내 상위 26개 자연과학·공학·의학계열 교수 평균치(1.54건)를 20% 이상 웃돈다. 올해에만 9개의 연구센터가 추가로 선정된다. ITRC의 평균 특허출원 건수는 11.6건이나 된다. 국내 상위 15개 대학의 평균치(2.63건)보다 4배 이상 높다. ITRC의 특허건수 역시 2003년 이후 매년 25%씩 증가하고 있다. ITRC를 통해 확보된 기술료도 올해 기준 30억원을 넘겼다. 지난 2003년 이후 연평균 235% 증가율이다. 특히 ITRC 출신 인력이 산업현장 업무에 적응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4.3개월로 일반 인력 9.2개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도 장점이다. 전국ITRC협의회에 따르면 산업체 인사담당자 중 52%가 신규 직원 채용시 ITRC 경력을 고려하고 있고, 30%는 가산점도 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기평 산업기술혁신체계 구축=산학 연계 기반 조성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한몫했다. 이들은 산업체와 대학, 나아가 출연연구기관 간 긴밀한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도록 ‘산학연연계 운영지원체제 구축 사업’을 통해 기반조성 사업 수행 주체들 간의 인적교류와 정보공유를 체계화했다. R&D와의 연계를 통한 산업기술 혁신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산기평은 ‘산학연연계운영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해 오고 있다. 또 사업관리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그동안 오프라인으로만 관리돼 오던 사업참여 인력과 기자재 관리번호 부여 등을 온라인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인프라넷 기능을 강화했다. 한종진 산기평 연구위원은 “유기적인 산학관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상호간 열린 마인드와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대학이 실제 수익을 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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