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희씨(36)는 맞벌이를 하는 직장인이다. 그는 요즘 외출이 잦아졌다. 아내가 임신을 하고 입덧을 하고 난 후에는 더욱 횟수가 늘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그를 보자마자 코를 찡그린다. 김씨 역시 민망하다. 춥고 비라도 내리는 날은 더욱 고역이다. 무엇이 그를 집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인가. 바로 음식물 쓰레기다. 음식물 처리기가 소비자에게 부쩍 각광받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4년 300억원이었던 시장규모가 올해는 3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도 늘어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을 줄이고자 관련 조례 제정을 서둘러 검토하고 있다. 음식물 처리기는 처리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 형으로 분류한다. 온풍 건조식, 분쇄 건조식, 바이오 방식이다. 온풍건조식은 루펜리의 ‘루펜’(모델명 LF-07), 분쇄건조식은 에코포유의 ‘매직싱크’(모델명 MSD 700), 바이오 방식은 ‘오클린’(모델명FD-02SK)이다. 소비자에게 주목받는 제품들이다. #음식물 처리기 이것이 궁금하다 ◇분해(처리) 원리=온풍 건조 방식은 따뜻한 바람으로 음식물을 말려 수분을 제거한다. 루펜이 채택했다. 부피와 냄새를 줄여 준다. 따뜻한 바람이 음식물의 물기를 없애 냄새가 나지 않고 빨리 부패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건조시간이 다소 긴 편이다. 매직싱크는 분쇄 건조식을 이용한다. 분쇄 건조식은 음식물을 잘게 분쇄한 뒤 건조하는 방식이다. 온풍 건조식과 비교해 음식물 쓰레기 부피가 더 작아지고 처리시간도 빠른 편이다. 오클린은 ‘아시드로’라는 미생물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는 바이오 방식을 사용한다. 아시드로는 호염(好鹽)·호산(好酸)·호열(好熱)성 미생물로 고염분·강산성 환경을 좋아한다. 일반 미생물과 달리 극한 환경에도 살아남아 반영구적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이고 동물의 배설물 등 모든 유기물을 분해하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맵고 짠 한국 음식물 쓰레기에 적합하다. ◇설치 방식=크게 설치형과 비설치형이 있다. 루펜은 주방 어디든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크기가 작고 디자인이 세련돼 싱크대 상단에 놓고 사용할 수도 있다. 소음과 냄새를 고려해 대부분은 베란다나 다용도실 등에 놓고 사용하는 편이다. 매직싱크는 설치형이다. 싱크대 배수구에 직접 연결해 설치하기 때문에 설거지와 음식물 처리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기 안에서 물을 뺀 채 옮겨진다. 그 다음 건조 효율이 높아지게 커터로 절단해 건조한다. 오클린은 준 설치형이다. 싱크대 배수관에 직접 설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부로 배기 호스를 연결해야 한다.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탈취 가스(이산화탄소 등)를 배출하기 위해서다. ◇탈취 방식=집안에 둔 음식물 쓰레기 악취가 괴로워 선택한 음식물 처리기. 만약 음식물 처리기가 악취를 내뿜는다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음식물 처리기는 다양한 탈취 방법을 사용한다. 루펜은 기기 외벽에 활성탄이 들어있는 이중 필터를 달아 냄새를 잡는다. 이 필터는 소모품으로 약 6개월마다 새 것으로 갈아 줘야 한다. 사용 중인 필터를 2개월에 한 번씩 세제와 물로 씻어 사용하면 탈취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매직싱크는 공기 흡입을 통한 강제 배기 방식을 쓴다. 기기와 연결된 배수관으로 악취를 직접 배출시킨다. 이는 냄새 제거를 위한 별도의 투입물이 필요 없고 기기 내 역류 방지 장치를 달아 하수관 냄새가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오클린은 나노탈취시스템을 적용해 냄새가 나는 물질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한다. 탈취 가스는 배기 호스를 통해 빠져 나간다. 탈취 작용을 돕는 조립활성탄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써본 사람들이 추천한다 ◇독신, 맞벌이 부부=사용자들은 쓰레기 양이 적고 집에 있는 시간이 짧은 사람들에게 루펜을 추천한다. 일단 부피가 작고 원하는 곳에 두고 전원만 꽂아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용이 편리하고 가격도 세 모델 중 가장 저렴해 부담이 덜하다. ◇바로 바로 처리=‘음식을 만들며 싱크대 구멍으로 바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면 좋을 텐데’라고 상상을 해왔던 사람에게는 고가지만 매직싱크를 추천한다. 매직싱크는 싱크대 안 배수구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므로 음식물을 바로바로 버릴 수 있다. 기기를 작동할 때 물 사용이 안 될까 염려할 필요가 없다. 물이 배출되는 공간과 젖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공간, 건조된 음식물 쓰레기가 담기는 공간을 분리해 물을 지속적으로 흘려보내도 상관 없다. 설치형이기 때문에 주방 조건에 따라서는 원해도 설치를 못하는 수가 있다. 사전에 상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친환경이 최고=미생물로 음식물을 분해하는 오클린은 친환경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다. 기존 건조방식 처리기는 잔존물을 모아 또 다시 음식물 쓰레기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 오클린은 분해 처리된 음식물 쓰레기가 바로 퇴비가 된다. 잔존물을 집안 화분이나 화단에 퇴비로 줄 수 있다. 일반 쓰레기로 버려도 된다. 미생물은 한번 투입으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부대 비용이 추가로 들지 않는다. 음식물을 모을 필요 없이 국물까지 수시로 버릴 수 있다. # 유저들이 바라는 점 ◇루펜=루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센서와 소음을 지적한다. 센서가 별도로 없어서 문을 열 때마다 시간이 다시 초기화돼 처리시간이 길다. 건조시 ‘웅’하는 소리도 민감한 주부들에겐 거슬린다는 평이다.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환해야 하는 비용 문제, 아무래도 배기 호스없이 필터에 의존하기 때문에 탈취시 냄새가 나는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매직싱크=한번에 넣을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양이 오물통 2∼3개 정도다. 갑자기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면 진행 중인 처리물이 완전히 분해될 때까지 기다려야 해 불편하다. 분쇄가 되는 5분여 정도 발생되는 소음을 지적한 유저도 있다. ◇오클린=외부로 연결된 배기 호스를 지적하는 사용자들이 있다. 혹시 배기 호스를 통해 벽이나 창 틈으로 냄새가 역류할 소지가 없는지 걱정했다. 남은 잔존물을 자주 떠내야 하는 것도 번거로울 수 있다.
정리=박윤현 아이후기닷컴 팀장 green@ihoog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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