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말걸기[ 은희경 ] 등뒤에서 남에게 말을 걸 때 우리는 이름을 사용한다. 이름은 그래서 필요하다. 이름이라는 공용어가 없다면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지고 있는 수많은 타인 가운데 그 자신이 불렸다는것을 어떻게 알게 할 것이며, 더욱이 어떻게 그의 눈길을 자기에게로 끌어당길 수 있을 것인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첫번째 단계로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상대방에게 자기의 이름을 대는 일인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이다. 그런데 그녀는 좀 이상하다. 남을 부를 때 모든 사람이 하듯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하다 못해 자기가 부르고자 하는 사람이 알아들을 만한 그 사람 방식의 언어로 부르지 않고 제멋대로 제가 지어낸 별명이라든지 저만 아는 언어로 부르는 것이다. 등을 보인 자에게 아예 말 걸기를 포기하는 나처럼 게으론 사람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지만 어쨌든 내가 보기에 그녀에게 늘 불운이 따라 다니는 것은 바로 타인을 대하는 그녀의 그 이상한 소통방식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는 시월 그믐날 술시에 태어났고 별자리는 전갈좌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 내 운명을 결정지어버리는 각별한 의미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주나 점성술에 나는 별로 관심이 없다. 다만 어떤 공교로운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이 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를 가려 그날의 운수를 점쳐보는 버릇은 있다. 이를테면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내 집에서 나오는 전화벨 소리가 복도까지 울려퍼지고 있는 경우 말이다. 서둘러 주머니에서 현관 열쇠를 찾아 끼워맞추고 돌리고 문을 열고 나서 신발을 벗고 전화기가 놓인 탁자 앞으로 급히 걸어갈 때까지도 끈질기게 울려대는 전화 누구에게나 그런 일은 있다. 전화벨 소리가 끈질기면 끈질길수록 점점 상대가 궁굼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가까스로 송화기를 드는 순간 끊어져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 때는 그처럼 애타게 찾았으나 끝내 나와의 교신을 이루지 못한 상대가 누구일까 하고 그와의 어긋난 인연에 대해 잠시 생각하게 된다. 반면 금방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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