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에게는 축제다운 축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주위에서 보는 축제는 선진국에서 벌어지는 카니발 형식의 축제이다. 그러나 그것은 축제의 한 형식일 뿐이지 원형으로서의 축제는 아니다. 축제가 민족적 연원을 갖지 않는 한 그것은 축제일 수 없다. 우리 민족이 유럽에서 항유하는 축제의 형식을 갖지 못한 이유는 민족마다의 전통권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한국적 전통권에서는 한국적 풍토와 역사와 문화가 생긴다. 그 전통권에서 형성된 축제의 형식은 다른 전통권에서 이룩된 축제와 같을 수 없다. 그럼 축제로서의 한국인의 굿과 그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 살펴 보았다. 1. 축제(祝祭)의 근원 인류가 시작되면서 인간은 계절의 변화, 죽음, 농사 등 인력으로써 해결하지 못하는 일에 대해서 하늘을 신성하게 보고, 하늘에 제를 올렸다. 특히 고대에는 신화적인 세계의 믿음을 강력히 지켰기 때문에 그들은 봄, 가을 등 중요한 계절의 고비에는 하늘과 땅에 제사를 받들고, 그로써 초월적인 절대자로부터 강력한 보호를 기대했다. 생명과 활력이 자기들의 삶의 고장인 이 땅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초월적인 절대가에게 정성스러운 제사를 드림으로써 그의 무한한 능력이 풍년을 약속하고 풍성한 사냥이나 고기잡이를 마련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어쩌면 이기적인 인간의 자기함정일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신에게 바쳐졌던 춤과 노래, 그리고 음식들은 신을 즐겁게 한 다음 제의 공동체의 믿음과 확신아래 인간의 잔치가 되는 것이다. 축제의 근원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인간의 나약함을 절대자에게 제를 지냄으로써 의지한 후에, 모인 사람들의 공동체 의식이 바탕이 되어 인간의 찌든 삶이 잔치판으로써 표출되는 것이다. 축제의 테두리 안에서는 제물과 기원이 마련되고, 춤과 노래, 그리고 재현된 사건의 드라마 등은 절대적으로 충만된 것이다. 따라서 축제의 ‘놀이’는 세속적인 괴로운 ‘일’과 대응한다. 세속적인 삶이 노동에 이끌어진 가난한 삶일때 축제로 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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