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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5년 결산](3)이공계 기피 현상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파일이름 :080220114053_.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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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5년 결산](3)이공계 기피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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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는 지난 5년간 다양한 이공계 지원 육성 정책을 펼쳤다. 참여정부 이공계 지원책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각종 유인책을 펼쳐 이공계 지원률을 끌어올리고 그 다음 과학 기술자에 대한 처우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직업 환경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참여정부가 펼친 이공계 지원책은 이전 어느 정권보다 포괄적이고 예산 또한 막대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 비해 성과는 좋지 않았다. 고급 인재 유출과 산발적인 지원에 따른 핵심 역량 부족 현상은 여전했으며 사회적으로도 이공계 기피현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단순한 유인책만으로 이공계 우수 인재 유치가 이뤄지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이명박 정부가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기초과학 지원과 과학자 생애 주기 지원=참여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이공계 분야 육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국정 10대 과제에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포함시켜 과학기술 활성화를 추진했다.
참여정부의 ‘이공계 기피 현상’ 해소방안은 파격적이었다. 정부 주도로 엄청난 장학금을 쏟아부었다. 지난 2004년 ‘국가과학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 지원 특별법’, 2005년 ‘제1차 이공계 인력육성 지원 기본계획’에 따라 12개 부처·청이 5대 영역 14개 중점 추진과제를 추진하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 2007년 8932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에는 1조238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추진 과제 중 과학신동 발굴과 과학영재 교육 등이 눈에 띈다. 정부는 지난 2007년에만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회 지원을 위해 24억3200만원, 과학고 영재교육 지원사업에 56억8000만원의 예산을 각각 집행했다.
과기부는 과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매년 1000억여원에 가까운 돈을 썼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는 과학기술인의 ‘취업→연구활동→은퇴’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전(全)주기적 과학기술인 육성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 과기부는 과학신동에서 이공계 장학생으로 이어지는 과학영재 교육·지원시스템 운영을 위해 올해에도 총 1125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참여정부는 응용분야에만 집중했던 이전 정권과 비교해 기초과학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5년간 참여정부의 기초연구 투자는 이전 정권에 비해 두 배가량 증가했다. 지난 2007년 기초연구 투자는 평균 2조원 정도로 전체 정부 R&D 예산의 23% 수준이었다. 이 투자들은 대부분 IT·BT·NT·ET 등 이른바 6T의 ‘목적성’ 기초연구에 집중 지원됐다.
◇이공계 기피 ‘옥에 티’=참여정부는 다양한 이공계 지원 육성정책을 펼쳤지만, 이공계 대학 진학 기피현상 및 이공계 고급두뇌 유출이란 현상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많은 지원제도가 나왔지만 정책 수준에 머물렀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서울대 자퇴생 중 공대, 자연대생의 비율은 지난 2000년 30%, 2002년 36%로 늘었다. 2003년 이후에는 전체 50%를 넘기도 했다. 자퇴생 대부분은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인문계열로 방향을 틀었다.
이공계 장학금 지원정책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참여정부는 이공계 대학 지원을 장려하기 위해 연간 65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대학 진학 초기부터 장학금을 주는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장학생 중에서도 중도 탈락자가 많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과학재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공계장학금(총액 연간 650억원 이상)을 지원받는 학생 중 전과·자퇴·제적 등으로 중도 탈락한 학생들은 2003년 37명에서 2007년 10월 현재 537명으로 14.5배나 증가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장학금도 같은 기간 8078만원에서 31억9742만원으로 40배 가까이 급증했다.
한 대학 교수는 “수능 우수자가 이공계에 진학하면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많은 유인책을 펼쳤지만 결국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중퇴 후 의대, 한의대로 대거 전향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공학분야 우수인력 유출현상도 문제였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해외 이공계 박사 신고 현황에 따르면 해외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자 중 귀국신고자는 2001년 667명, 2002년 762명, 2003년 919명으로 늘었지만, 최근 5년 새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신성철 KAIST 교수는 “우수학생을 유출을 막기 위해 과학기술자 국가 인증제도를 도입해 65세 정년을 보장하고 정부 고위공무원의 절반은 이공계 출신을 임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성현기자@전자신문, argos@

◆포항공대 수석도 의대로 편입
 지난해 2월 포스텍 수석 졸업자 김영은씨가 기초과학 연구 대신 의대 편입으로 진로를 바꾼 일은 이공계 기피 현상의 극명한 단면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인식됐다. 김영은씨는 부산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포스텍에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라는 점에서 그의 의대 진학은 이공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적으로 충격을 안겨줬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촉망받는 과학자로서 길이 보이는데도 이를 두고 의대로 진로를 변경했다는 게 국민이 충격을 받은 이유다.
 우수 인재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1990년대 후반부터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공계 학과 입학 정원이 줄어드는 한편으로 경쟁률도 낮아졌다. 2000년 이공계 대학생 입학 정원은 13만여명에서 2006년에는 11만6000여명으로 줄었다. 반면에 의약계 대학 입학 정원은 10만여명에서 12만여명으로 늘었다.표 참조
교육부가 지난해 당시 국회 교육위원회 이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재학생의 출신 전공별 현황’에 따르면 이공계 전공자 비중이 2005년 86.5%에서 2006년 88.4%, 2007년 89%까지 증가했다.
이면우 서울대 공대 교수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한 우리나라 현실을 비판한 글에서 “이공계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기다. 살고 싶으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죽고 싶으면 지금까지 그랬듯이 그냥 놔두면 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교수는 또 서울공대에 입학했다가 서울의대로 진학한 학생들을 두고 당초 과학기술 발전에 뜻을 가졌던 인재들이 현실에 못이겨 의대로 진로를 바꾼 데 대해 ‘최후의 변절자’라고 일컬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은 △경제적 보상 미흡 △사회적 인식 △기업 내 승진 한계 △고난도의 학업 수준 등이 꼽힌다. 한 이공계 출신 네티즌은 “인문계나 예능계 학생들은 학교 벤치에 앉아 책을 보지만 이공계생들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낸다”며 학업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남들보다 힘들게 고생해도 돌아오는 게 적다는 것’이다. 다른 시각도 존재했다. 요즘 젊은이는 힘든 일은 싫어하고 쉽게 일하고 돈을 버는 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종현 경북대 교수는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으로 ‘기술집약적인 중소기업 및 연구소 홀대’와 ‘초중등학교에서 이공계 진출 동기유발을 위한 노력과 투자 미흡’ 등을 들었다. 이 교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중등교육에서의 과학마인드 개발을 위한 지역단위 과학공원 건립 △이공계 대학입시 과학분야 과목 필수화 △대학 내 산업기술대학원대학을 설립 회사원의 첨단기술 재교육 프로그램 확대 △이공계 출신 및 경력 엔지니어들에 대한 공무원 공채 임용 확대 등을 제언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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