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동 [만다라] 작품론뼈와 살의 인간에게 바치는 話頭 -미완성의 {만다라}를 위하여인간에게는 살과 뼈라는 物質的인 慾望의 덩어리와 그 욕망에 따라 괴로워하거나 즐거워하며 끊임없이 흔들리는 靈魂의 무거운 錘가 매달려 있다. 끝없이 흔들리는 영혼의 추가 멈추는 곳, 거기에서 인간의 삶은 끝나고 肉身과 靈魂의 갈등도 죽음이라는 저편 世界로 사라져간다. 죽음이라는 未曾有의 세계를 향해 그토록 부지런히 움직여 간 추의 발자취에는 과연 어떤 意味를 賦與할 수 있는 것인가.인간에게는 죽음이 있기에 삶의 의미는 더욱 切實하고 또한 不可解하다. 無로부터 물려받은 뼈와 살의 現實的인 무게와 그 위에 얹히는 영혼의 有情한 무게는 다시 無로 되돌아가야 한다. 無와 無 사이에 잠시 존재하는 `나`라는 `有`의 정체는 무엇인가. 도대체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佛敎는 無에서 有로, 죽음에서 삶으로 輪廻하는 `나`라는 存在찾기이다. 無가 바로 有이며, 죽음과 삶이 하나임을 깨닫는 色卽是空의 境地에서, 인간은 解脫에 이르며 成佛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다라는 佛畵의 한 형태로 이러한 깨달음의 경지를 圖解한 것이다. 물질과 정신, 因과 果, 色과 공의 세계가 만나 和合하는 지점에서 만다라는 완성된다. 따라서 만다라는 單純한 佛畵가 아니라 마음자리의 나타냄이며 그 화려한 색깔들은 숱한 煩悶과 葛藤과 苦痛의 빛깔이 덧입혀진 것이다. 金聖東은 소설로써 만다라를 그리고자 한 작가이다. 물질과 정신의 對立과 葛藤, 그 融合에 이르는 과정을 言語로써 보여주고자 했다. 그의 만다라가 어떠한 그림인지, 成功한 그림인지 失敗한 그림인지, 佛敎文學적 觀點에서 어떻게 評價되어야 할 지 살펴보도록 한다. [만다라]는 1978년 {韓國文學}에 中篇으로 당선된 소설로서, 80년 長篇으로 改作되어 출판되었다. 작가의 年譜에 잘 드러나 있듯이 이 소설은 出家하여 禪房을 떠돌다가 僧籍에서 除籍당하고 下山하여 生計에 뛰어든 작가의 自傳的인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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