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FRB의 금리인하 조치에도 불구, IT기업이 대거 포진된 나스닥의 반응은 차가웠다는 지적이다. 23일 AP통신, 레드헤링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 의장이 22일(현지시각) 시장의 예상치인 0.5%포인트를 뛰어넘는 ‘0.75%p’의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이날 나스닥은 47.75p(2.04%) 급락한 2292.27로 장을 마감했다. 15개월만의 최저치다. 작년 10월 고점에 비해서는 19.8% 떨어진 수치다. 이날 마감된 정규장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기술주의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나스닥 100 시간외지수는 전장 대비 38.1p(2.1%) 하락한 1757.51로 종료됐다. ◇애플, 최고 실적에도 맥못춰=미국 IT주의 희망인 애플 조차 이번 소나기를 피해가진 못했다. 애플은 이날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2분기 예상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애플은 지난 1분기(2007.10∼12월)에 아이폰과 맥PC의 연말 특수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8% 상승한 15억8000만달러(주당 1.76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매출도 96억달러로 35% 증가했다. 하지만 올 2분기(2008.1∼3월) 예상 주당 순익과 매출은 각각 94센트와 68억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뉴욕 증권가의 기대 밖이다. 이에 따라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의 주식은 13% 가량 급락했다. 애플의 발표에 앞서 톰슨파이낸셜이 제시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2분기 전망치는 주당 1.09달러의 순익에, 매출은 69억9000만달러였다. ◇어두운 전망=지난 2001년 1월 닷컴버블의 붕괴 당시 FRB 의장인 그린스펀은 0.5%P의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5.5%로 0.5%포인트 떨어지자 나스닥은 당일 14%가 넘는 폭등으로 화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시장이 침묵하고 있다. 특히 소비재 IT제품을 주로 파는 애플의 암울한 2분기 전망은 IT소비 위축의 가속화를 예견한다. 이에 따른 파장은 다른 기술주에게도 확대 전가될 것이라는 게 현지의 관측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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