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앵콜풍자코믹극마술가게를 보고나서 쓴 글이다. 인간은 유행을 쫓기바쁜 현실에 순응하려 한다. 과연 우리는 어떤가? 이 연극은 우리의 이런 모습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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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 가면 많은 공연 포스터들이 붙어 있다. 길거리를 걸어다니다 보면 공연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모으기에 정신이 없다. 내가 살던 곳은 지방이라서 이렇게 공연을 많이 하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공연을 보려고 대학로에 갔을 때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떤 공연을 볼까 고민하다가 처음 보는 공연이었기에 너무 딱딱하거나 무거운 주제의 공연은 피했다. 그래서 풍자적이고 코믹적인 요소가 들어간 마술가게라는 공연을 선택했다. 공연을 보는 90분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고 웃으면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그 웃음이 통쾌한 웃음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쓴웃음이 되기도 했다.
공연의 시작은 붉은 조명 아래에서 예쁘게 꾸며진 두 마네킹의 대화로 시작한다. 유리창안에 갇혀 최신 유행하는 옷을 입고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는 마네킹들은 유리창 너머 사람들이 사는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마네킹들에게 세상은 동경이고 꿈이고 이상이다. 이런 마네킹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도둑이 등장해 우리가 사는 세상, 그 “밖”이라는 곳이 정말로 파라다이스인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영업이 끝난 옷가게에 남겨진 두 마네킹은 하루 종일 똑같은 자세로 서 있었더니 몸이 아프다며 투덜댄다. 그 중 예쁘게 생긴 마네킹은 자신이 입었던 옷을 사람들이 많이 사가서 옷을 여러 번 갈아입었더니 힘들다고 하고 못생긴 마네킹은 몇 달째 같은 옷만 입고 있다고 투덜댄다.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능력만큼이나 외모를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예뻐지기 위해서 한두 군데 성형수술을 하는 것에 대해 이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심지어는 성형중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단순히 자신이 아름다워지기를 바래서 이기보다는 사람을 평가할 때 외모를 보고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유행에 잘 따라가는 사람들의 특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업 같은 곳에서 사원을 채용할 때 자격 요건에 키가 들어가 있는 경우를 비롯해 외모가 능력을 평가하는 한 부분이 된다. 심하게는 사람들의 대우가 외모에 따라 틀려지는 경우도 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행을 쫓는 경향이 강하다. 패션에서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아이템들-최근에는 싸이월드가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을 하고 있다-과 게임. 이러니 사람들은 오래된 것에 금방 싫증을 내고 유행을 쫓아 새로운 것을 바란다. 이것은 다변화하는 세계에서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독창적인 발상을 가져한다는 것에서 어긋나 그저 따라하기 식의 수준에서 끝나버리고 마는 것이다. 절약 정신과 우리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의 부족도 이러한 원인에서 나타난다. 이것이 냄비근성으로 이어지는데 어떤 사건이 터지면 관심이 한번에 몰려 있다가 순식간에 식어버린다. 사회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은 근본적인 해답은 찾지 못하고 급한 불부터 끄는 격으로 피상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 결국은 그 문제가 더 커져서 나중에 다시 나타나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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