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스크린 골프 천국으로 급부상했다. 우리나라는 미·일·유럽과 달리 골프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젊은이들이 필드가 아닌 가상현실(VR)에서 골프에 대한 갈증을 풀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크린골프 장비업체들에 따르면 올들어 스크린골프 내수판매량은 연말까지 총 2300세트로 작년에 비해 세 배나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북미와 유럽, 동남아 시장은 모두 합쳐 600세트에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세계 스크린골프 장비의 75% 이상이 한국에서 팔린 셈이다. 이를 방증하듯 골프존, 브이알필드, 패밀리골프 등 스크린 골프 전문업체들은 해마다 매출이 두배 이상 뛰고 있다. 골프존(대표 김영찬)의 경우 올해 스크린골프 장비를 1300대 팔아서 약 3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X골프, BK, 골프렉스 등 후발업체의 신규진입도 잇따르고 있어 국내 스크린골프 제조사는 이미 10개사가 넘는다. 심지어 KT도 지난달부터 스크린골프 사업에 뛰어들었다. KT는 지난 10월부터 ‘비즈메카’의 신규 아이템으로 스크린골프 장비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수도권 10여곳에 ‘KT VR골프’란 브랜드로 프랜차이즈점까지 두었다. KT의 한 관계자는 “스크린골프장비의 성능이 경쟁사보다 뛰어나 내년까지 1000대의 내수판매를 기대한다”면서 “가상현실(VR)기반의 스포츠사업을 골프 외에 야구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스크린골프 대국이 된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전국에 불어닥친 스크린골프방 열풍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스크린골프는 본래 실내 골프장의 레슨용도로 보급됐다. 하지만 스크린골프방은 국내의 열악한 골프 환경때문에 24시간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골프존의 김원일 상무는 “지난달 독일 전시회에서 만난 외국 스크린골프 장비업체들은 모두 한국시장의 놀라운 성장세를 부러워했다”면서 “한국이 e스포츠 게임에 이어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문화상품을 수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골프존은 스크린골프를 새로운 스포츠문화로 육성하기 위해 올들어 3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스크린골프 경진대회를 전국에서 진행 중이다. 현재 스크린골프시설을 갖춘 업소는 전국에 1900여곳. 우리나라 골프인구 300만명 중에서 약 10%는 정기적으로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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