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예측을 통해 국가전략을 제시할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정책포럼"이 5일 출범했다. 국가 미래정책의 중요성 인식에 따른 국정운영 추진체제를 마련하고, 이를 국정운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선진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결코 이르지 않다. 영국은 미래전략처(Prime Strategy Unit), 미국은 정보위원회(National Intelligence Council), 핀란드는 미래상임위원회(Committee for the Future) 등을 설치하고, 국가 미래전략을 오래 전부터 제시해오고 있다. 시작이 반이다. 이들 국가에 비해 우리가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나라에 대한 국내외 도전들을 예측, 분석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국가미래전략처’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 5일 국가미래정책포럼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제시된 미래 예측과 국가미래전략 마련 방안을 소개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미래전략처’ 신설해야 오명 국가미래정책포럼 이사장은 세미나 개회연설을 통해 “현대는 과거와는 달리 미래사회로부터의 엄청난 속도의 변화와 도전을 받고 있다”며 “새로운 국가 과제에 대한 해결 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미래의 우리나라에 대한 국내외 도전들을 예측해 분석하고, 이를 정책으로 반영할 수 있는 국정운영추진체제 마련을 국가 어젠다 중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놓고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추진체제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미래의 비전을 공유하고 정책들을 연계하고 조정할 수 있어야만 우리나라가 유연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미래와 글로벌을 향해 나갈 수 있다는게 오 이사장의 주장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오명 국가미래정책포럼 이사장이 ‘국가미래정책포럼의 미래선언문’을 채택, 발표했다. 선언문은 △국가 미래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펼칠 국정운영체제를 정립하자 △국가미래를 위한 지식인 네트워크 구축과 지식융합운동을 전개하자 △미래지향적 국가 사이버인프라를 구축하자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위기관리체제를 구축하자 △친환경, 친문화를 향한 인간중심 미래사회를 지향하자 △공공분야와 국민들의 미래예측과 미래전략 역량을 강화하자 등 6가지다. 국가미래정책포럼 산하 국가미래정책연구원의 김성태 원장(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은 현재 우리는 △속도의 충돌 △국가경쟁력 △미래사회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례와 함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속도와 관련해선 미래와 국정운영체계, 관료주의와 속도의 충돌 등을 해결해야 하고, 미래사회 변화 및 도전과 관련해선 기후변화 및 그에 따른 자연재해 급증, 에너지 부족 및 자원고갈, 지역·계층간 격차 심화, 고령화 등을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국정운영체제가 필요하다. 세계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미래예측에 대한 준비가 절실하고, 선진국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국가미래전략추진체제에 대한 고찰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한 답을 김 원장은 영국, 미국, 핀란드 등에서 적용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미래전략기구에서 찾는다. 즉, 국정최고지도자 직속의 미래전략기구 설치해 과학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미래예측을 실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차원의 대처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선 대통령 직속 기구로 ‘국가미래전략처(가칭)’를 신설하고 기획예산처의 기능 일부와 대통령 자문 정책위원회, 청와대 비서실 기능 일부를 합치는 방식으로 미래전략기능조직 통합을 이뤄야 한다. ‘국가미래전략처’는 인하우스 싱크탱크 기능과 중장기 정책연구·기획 기능을 강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를 지방자치단체와 공유 및 공조할 수 있도록 각 부처에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거나 강화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엔 미래전략 기획부서를 신설 또는 강화 등의 방안도 포함된다. 여기에 감사원이 청와대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의 미래전략 기능을 감사하고, 국회가 미래상임위원회를 신설해 국회의 미래 지향적 정책·예산 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상호보완적인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재경부, 국가정보원, 통계청, 중앙인사위원회 등 유관 부처를 포함해 외부 민간 싱크탱크를 활용해 미래예측 및 정책결정을 지원할 것도 함께 주문했다. 영국의 미래전략처가 총리 직속 기관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국가 최고 지도자인 대통력 직속의 범정부적 차원의 국가 미래전략기구가 설립돼야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이뤄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구심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김 원장은 역설한다. ◇선진국의 미래전략기구 사례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정보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국가 미래전략 연구와 체계적인 시행을 위해 각국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스트래티지 유닛(Starategy Unit)을 중심으로 미래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스트래티지 유닛은 총리의 국내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국가전략을 검토하고 정책 자문 역할을 한다. 또 국가의 전략적 역량을 제고하고 효율적인 정책을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각 부처를 지원한다. 또 비정기적 전략적 감사를 통한 긴급 현안과 도전과제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긴급성보다는 중요성에 초점을 두고, 특정 문제에 관련된 팀별로 4∼6주간 프로젝트 단위로 운영된다. 또 투철한 분석과 증거에 기반한 접근을 강조, 실행 가능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둔다. 공무원과 NGO, 학계, 민간, 해외 관계자 등 다양한 싱크탱크 풀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미국은 국가정보위원회(NIC:National Intelligence Council)를 중심으로 미래전략을 연구한다. 위원회는 국가정보국(DNI)의 지원 아래 정책 결정자들의 질문에 주요 답변을 제공하는 것을 핵심 임무로 한다. 또한 정보위원회가 가진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재할당해 다양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특히 동아시아·유럽·러시아 등 7개의 지역별 조직과 경제·군사·과학 등 6개 이슈별 조직으로 구성되어 전략적인 계획과 분석 및 보고서 생산의 효율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핀란드는 미래상임위원회(Committee for the Future)가 국가 미래전략의 수립과 수행 및 국가 미래보고서 작성을 담당한다. 위원회는 총리실에서 전문가 및 연구기관의 자문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 국무회의의 승인을 거쳐 의회에 제출된다. 이후 각종 포럼등의 개최를 통해 국가 정책 수립을 위한 여론을 수립한다. 또 15년의 미래 장기전략을 다룬 보고서를 4년마다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으며,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경쟁력과 미래/오명 국가미래정책포럼 이사장(건국대 총장, 전 부총리겸 과학기술부장관) 과거와는 달리, 현대는 미래사회로부터의 엄청난 속도의 변화와 도전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국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또 그에 대한 해결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로의 패러다임 변화, 고령화 사회 도래,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의 급증, 에너지부족과 자원 고갈 증대, 지역, 계층 간 격차 심화와 갈등 증대 등의 글로벌 환경변화와, 국가적으로는 남북분단의 위기, 주변강대국들의 견제와 도전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사회 각 분야의 상호 연계성과 의존성이 증대하는 가운데 교육, 실업, 복지, 환경 문제 등의 과제들이 난마처럼 얽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그동안 과거와 현재의 문제와 해결에 함몰돼 미래 예측에 근거한 국가적 미래 비전의 마련과 이에 바탕을 둔 정책수립과 추진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했다. 무수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우리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고, 빠른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갈등과 분열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대비와 국정운영 추진체제를 우리는 마련하지 못했다. 그 결과 우리는 짧은 기간 동안 부분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미래와 글로벌을 향한 도전은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국가 미래정책의 중요성 인식과 더불어 이에 대비한 국정운영추진체제를 마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국정운영에 활용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중장기적 국가미래 비전과 정책을 주기적으로 수립하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비전을 공유하게 함과 동시에 공무원들에 대한 미래예측교육을 필수화하고 있다. 우리도 미래의 우리나라에 대한 국내외 도전들을 예측해 분석하고 이를 정책으로 반영할 수 있는 국정운영추진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 어젠다 중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놓고 준비해야 한다. 이 추진체제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미래의 비전을 공유하고 정책들을 연계하고 조정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유연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미래와 글로벌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와 국정 전체에 걸친 새로운 발상의 전환 없이는 우리에게 ‘또 다른 밝은 미래(another future)’는 보장되지 않는다. 미래융합기술과 융합지식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사회 각 분야의 연계성과 상호작용성이 점점 높아지고 국가간의 벽이 허물어져 그 상호간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오늘날의 국제적 상황은 국가전략 수립에 있어서 미래예측에 대한 전문성과 통합적 안목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세계적 인재 한 사람이 수 만명을 멱여 살리는 지식기반사회에 세계 일류 수준의 각계 각층 지도자 전략가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비전과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분야의 지식인들은 자각을 통해 네트워크화하고, 새로운 지식융합 운동과 새로운 미래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또 다른 미래를 향해야 한다. 국가 전체에 걸친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없이는 우리에게 밝은 미래는 없다. 최정훈·양종석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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