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P)를 봐야 돈 번다.’ 코스피지수 2000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모든 투자자들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왜 내가 투자한 종목만 떨어질까’ ‘왜 내가 처분한 종목만 오를까’ 하는 고민에 밤을 지새는 투자자가 적지않다. 늘상 이런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 ‘피’ 같은 돈을 허공에 날려버리기 마련. 하지만 고수들은 말한다. ‘피(P)’를 봐야 돈을 번다고. ◇P는 투자의 기본=주식투자가 일반화된 요즘 개미들도 기본 투자지표로 삼는 것이 주가수익비율(PER)이다. PER는 주식가격을 주당 수익으로 나눠 산출한 것으로 해당 종목의 주가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낸다. PER가 낮을 수록 저평가됐기 때문에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투자자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살핀다.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PBR는 재무 내용면에서 주가를 판단하는 척도다. PBR 역시 낮을 수록 저평가된 주식으로 보면 된다. 이들 두 지표는 PER가 기업의 수익가치, PBR가 기업의 자산가치에 각각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P는 고수의 기본=PER과 PBR가 비교적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반면 시가총액과 매출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주가매출액비율(PSR)과 PER를 다시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주가이익증가비율(PEGR)은 기관 또는 전업투자자에게나 쓰이는 숨겨진 지표다. PSR는 성장가치에 주목한다. PSR가 1보다 작으면 시가총액이 매출액보다 작은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업은 향후 성장성과 시장지배력을 반영하여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물론 단순히 PSR가 낮아서는 안되고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다는 조건을 갖춰야만 투자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월가의 전설적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가 즐겨 사용했다는 PEGR는 수익가치에 성장가치를 더한 평가방식. 피터 린치는 이 값이 0.5 미만이면 매수하기 적당한 것으로 여겼다고 알려졌다. ◇P는 다다익선=전문가들은 이른바 ‘P 패밀리’가 유용한 투자 지표지만 저PER 종목이 뜬다고 해서 PER 하나만 보고 종목을 고르는 식으로 하나의 지표에 몰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삼성증권의 변종만 연구원은 “이들 지표는 어느 하나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기능을 발휘하는 보조지표”라며 “다양한 각도로 투자종목을 바라본다는 마음으로 여러 지표를 두루 살필 것”을 당부했다. 또 일반 투자자들이 이들 지표를 모두 모아 투자종목을 선별하기 힘든 만큼 평소 증권사가 내놓은 종목 분석보고서를 꼼꼼이 살피는 노력도 필요하다. 분석보고서를 접할 때 단순히 매수·매도의견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각종 투자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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