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 번째로 경기변동과 여성의 스커트 길이와의 상관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을 생각해보자. 위의 두 입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과 근거로서 경기변동과 스커트 길이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반비례이냐 정비례이냐의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상관관계를 부정하는 입장의 주장은 어떤 것일까 패션 전문가 허 준씨는 경기변동과 여성의 스커트 길이와의 상관관계가 모두 그럴듯한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유행에 주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 디자이너나 패션 업계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유행을 창조할 뿐이다. 실제 1995년에도 미니 스커트가 엄청나게 유행했다. 그러나 그 해 경기가 특별히 좋았거나 나빴던 기억은 없다.” 결국 허 준씨에 따르면 경기가 나쁘거나 좋을 때 미니 스커트가 유행한다는 말은 일부 언론과 패션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속설인 셈이다. 결국 이 말은 스커트를 비롯한 각 제품들의 선호도나 소비량이 기업체나 정부의 계획적인 소비촉진전략에 기인하여 호전되거나 악화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셈인데, 이러한 기업체와 정부등의 소비자 외의 요소가 소비량을 결정짓는다는 가설은 실제로 잘 들어맞는 논리이기도 하다. 위에서 살펴본 바, 경기가 불황일 때 기업체들이 의도적으로 옷감의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대체로 소재가 많이 요구되는 긴 의류제품들을 생산한다는 가설도 위의 소비자 외의 요소가 소비량을 결정짓는다는 가설과 일맥상통하며, 따라서 경기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기업체나 다른 요소가 소비자들의 특정한 물건에 대한 선호도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므로 경기의 변동과 여성의 스커트 길이의 상관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겠다. 또한 어느 정도 경기변동과 스커트 길이의 상관관계를 인정하는 입장이면서도, 일시적으로 우연히 발생한 현상이므로 항상 성립되어야 하는 하나의 이론으로서는 정립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펴는 입장도 있다. 하나의 가설이 하나의 이론으로서 정립하려면, 그 발생한 현상과 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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