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긴 한데 실적은 썩∼!’ 증시와 업황경기가 비례한다는 벤처캐피털업계의 최근 반응이다. 주가 상승에 맞춰 미뤄왔던 피투자사인 벤처기업을 대거 상장시키기는 했으나 재무적으로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 업계는 이의 배경으로 주 투자업종인 IT업체에 대한 시장에서의 벨류에이션(가치평가)이 예전같지 못하다는 점을 꼽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히려 전통업종에 비해서도 저평가를 받는 것 같다”며 “많이 상장시키긴 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증된 프리IPO(상장직전)벤처에 투자를 집중해 나타난 결과란 분석도 있다. ◇얼마나 상장했나=벤처기업이 상장하는 과정에서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는 것이 필수요건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벤처캐티탈협회에 따르면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아 상장한 벤처기업은 2002년 50%에 불과했으나 2005년 이후에는 80%대 안팎으로 급증했다. 업계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기술투자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올들어 각각 6개(1곳 나스닥, 이하 해외 포함)와 5개의 벤처기업을 상장한 것을 비롯해 KTB네트워크·스틱인베스트먼트·우리기술투자·튜브인베스트먼트 등도 3개 이상의 기업을 공개했다. 여기에 KTB네트워크가 이미 5개 투자사의 상장승인을 받아내는 등 업계 대부분이 다수의 벤처기업에 대해 상장시점을 조율중이다. ◇누가 재미봤나=올해 가장 실적이 좋은 곳은 터치스크린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를 올린 튜브인베스트먼트로 파악된다. 튜브인베스트먼트는 2002년 이후 3차례에 걸쳐 15억원(각 5억원)을 투자해 무려 14배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2002년 1차 투자의 수익률은 30배에 육박한다. 이 회사 정재엽 부장은 “최초 투자는 매출 1억원에 불과하던 창업 2년차 기업이었다”며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사례”라고 소개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지난 2003년 의료장비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에 28억원을 투자해 346억원을 회수 10배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초기 투자의 힘=튜브인베스트먼트의 디지텍시스템스 투자자금 회수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초기투자의 수익률은 후기(프리IPO) 보다 월등히 높다. 본지가 상장사중 투자시점이 2004년 이전(200년∼2003년)과 이후(2005·2006년)를 대상으로 벤처캐피털업체들의 수익률을 파악한 결과, 2004년 이전의 경우 평균 수익은 무려 13.7배로 2005년 이후(3.9배)를 크게 앞섰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초기 투자의 경우 낮은 배수로 투자를 할 수 있고 또한 적절한 상장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면서 “최근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수익 개선과 함께 초기 투자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20% 중반까지 떨어졌던 벤처캐피털업계의 초기투자 비중은 최근 38%까지 상승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벤처캐피털 자금 회수(Exit)의 의미 벤처기업이 창업단계부터 성장(제품 상용화 등),성숙(상장 등)단계에 이르기까지를 하나의 생태계로 표현한게 ‘벤처생태계’이다. 벤처생태계 조성이란 벤처가 이 생태계과정을 거치는데 걸림돌 없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창업자금 등을 통해 벤처의 창업을 지원한다. 하지만 벤처는 제품의 개발·상용화·마케팅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때 벤처의 자금난 해소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게 바로 벤처캐피털이다. 그러나 벤처캐피털도 자금회수를 못하면 투자경색에 처한다. 이는 바로 벤처생태계가 흔들리는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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