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의미 전달에 있어서 말이라는 것은 글보다 전달 효과가 크다. 그 이유는 말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느낌까지도 전할 수 있고, 또 대화의 과정에서 말과 함께 몸짓과 눈빛이 사용되기 때문에 상대에게 자신의 의미를 보내기가 수월하다. 그러나 글자는 고정화되어 있고,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그 뜻이 오해가 될 수 있다. 특히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언어의 틀이 담아 내기 힘든 것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노자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을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내가 아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기도 힘들 뿐더러, 그것이 고정화되어서 이해된다면 차라리 쓰지 않는 것 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어에 구애를 받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언어는 도구이다. 의미가 전달이 되었으면 언어의 집착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그리고 이 글에 대한 가열찬 비판으로 새로운 작업의 성과가 있었으면 한다. 노자는 책이 아니다. 책이 되어감이다. 아직 완성된 책이 아니다. 자라는 나무와 같이 멈춤이 없이 자라나기 바란다. 멈추는 순간 노자는 책이 되고 지식이 된다. 노자를 지식으로 알지 않기를 바란다. 노자는 자라나야 하는 것이다. 이런 말이 생각이 난다.
일장
직역
도를 도라고 규정지으면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이름이라고 규정지으면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은 하늘과 땅의 시작이고,
이름이 있는 것은 모든 것의 어미이다.
그러므로 늘 욕심이 없는 것으로 그 묘함을 보고,
늘 욕심이 있는 것으로 그 가장자리를 본다.
이 양자는 같은 것이나 나와서 이름을 달리 했다.
같은 그 근원을 일러 그윽하다고 하고,
그윽하고 또 그윽하다고 하여 뭇 묘함의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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