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D) 가상현실 사이트에 접속한 이용자들은 현실세계의 얘기를 가급적 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바타를 잘 꾸미고 제스처 기능을 많이 쓰면서 얘기를 나누면 친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의 임창빈씨가 최근 내놓은 ‘세컨드라이프를 중심으로 한 MUVEs에서의 친밀감 상승에 관한 연구’의 결론이다. MUVE는 다수 사용자가 존재하는 가상 온라인 공간을 말한다. 임씨는 12명의 표본을 선정해 세컨드라이프에 관해 지속적으로 구술하게 한 후 그 내용을 분석하는 ‘사용성 평가’ 기법을 사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 대화량 중 가상세계와 관련한 대화 내용이 현실세계의 그것보다 7배 이상 많았다. 현실세계 관련 대화는 초기에 국한됐다. 한 피실험자는 “(가상세계에서) 이 사람한테 별 매력을 못 느끼면 다시 연락할 것 같지도 않은데 (현실세계 관련 정보는) 아무 소용 없는거죠”라고 응답했다. 가상세계 관련 대화에선 아바타의 외양과 흥미거리에 관련된 내용이 전체 대화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가상세계에서의 친밀감은 아바타의 개인적 매력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피실험자들은 대화 상대를 선택할 대 신체적 외모를 중시했다. 한 피실험자는 “아바타가 참 중요한 것 같다. 예쁜 아바타에겐 말을 걸고 싶지 않나”라고 되물었으며, 다른 피실험자는 “다른 건 아는 게 없으니까 외모에 끌리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바타의 제스처, 응시, 스킨십 중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친밀감을 가장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제스처가 등장한 10개 실험 중 8개에서 높은 친밀감이 형성했으며 제스처가 초기에 등장할수록 친밀감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임씨는 “MUVEs에서 신체언어의 구현을 위한 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풍부한 콘텐츠가 친밀감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는 표본수가 적기는 하지만 심층 분석했으며 ‘가상현실 속 의사소통’이라는 드문 주제라는 점에서 3D 가상현실이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개선에 시사점을 준다. 국내선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의 ‘‘퍼피레드’, 린든랩의 ‘세컨드라이프’ 등이 대표적이다. 리얼타임월드아시아는 한국어판 온라인 3D 가상현실을 개발중이며 SK컴즈도 싸이월드의 3D화를 진행중이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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