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9년 미국 국방부의 지원으로 미국의 4개 대학을 연결하기 위해 구축한 알파넷(ARPANET). 지금은 전 세계를 망라하는 거대한 통신망으로 커졌다.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도 사회생활을 할 정도가 됐다. 인터넷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도메인이 있기 때문이다. 웹호스팅이라는 서비스가 있는 덕분이기도 하다. ◇도메인은 인터넷에서의 집주소=한국인터넷진흥원(NIDA,원장 송관호)은 도메인을 ‘도메인 이름 공간(domain name space)에서의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영역’이라는 영어 단어 뜻처럼 네트워크에서의 특정한 위치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도메인’과 ‘도메인 이름(도메인 네임)“은 다른 개념이다. 도메인 이름은 특정 도메인의 위치를 나타내는 경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NIC.OR.KR)란 도메인에 도달하기 위해선 KR, OR, NIC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서울 마포’란 주소를 갖는 영역에 가기 위해 대한민국과 서울을 거쳐 마포에 도착해야 하는 것과 동일하다. 이렇게 도메인과 도메인 이름은 영역과 그 영역의 위치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다른 개념이지만 사실상 뚜렷한 구분없이 사용된다. 사실 도메인은 12자리의 숫자로 연결된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를 문자로 번역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웹에 접속하기 위해 컴퓨터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IE)나 파이어폭스, 내비게이터 등 웹브라우저를 실행시키고 주소창에 방문하기를 원하는 웹사이트의 도메인이름을 입력하면 그 화면이 나타난다. 여기엔 몇 가지 과정이 숨어있다. 주소를 입력한 순간 웹브라우저는 도메인이름을 관리하는 도메인네임시스템(DNS, domain name system)에 접속해서 도메인이름을 IP 주소로 변경한다. 다음에 IP 주소에 해당하는 영역이 있는 컴퓨터에 접속해 웹사이트를 표시해 준다. 도메인이름과 IP 주소는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서라도 하나의 도메인 주소로 특정한 웹사이트로의 접속이 가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접근을 받아서 웹페이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컴퓨터가 서버(server)며 접속을 하는 사용자 컴퓨터를 클라이언트(client)라고 부른다. 이렇게 숫자로 된 IP 주소를 바로 입력하지 않고 문자를 숫자로 번역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는 것은 숫자로 된 주소를 기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터넷 발전 초기에는 웹과 연계된 서버가 적었다. 지금은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하나의 IP 주소 아래 별도의 주소를 관리하는 서버를 두고, 여러 개의 도메인을 연결하는 게 일반적인 추세다. 도메인과 ‘키워드’의 개념도 구분해야 한다. ’전자신문’과 같이 특정 단어만을 주소창에 입력해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서비스가 키워드 서비스다. 도메인은 인터넷 관련 국제표준에 따라 생성되고 운영돼 하나의 도메인으로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하지만 키워드는 KT, 하나로텔레콤 등 인터넷 망 사업자나 IE, 파이어폭스, 내비게이터 등 개인이 사용하는 웹브라우저 및 버전 등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 환경에 따라 연결 내용이 달라진다. ◇웹호스팅은 집을 받치는 기둥= 특정한 웹페이지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선 그 데이터가 어딘가에 저장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 저장 공간이 바로 서버다. 주소가 있는 집을 만들기 위해선 충분한 공간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집에도 아파트, 연립주택 등 여러 종류가 있듯이 서버를 구성하는 방법은 크게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웹호스팅으로 나뉜다. IDC를 이용하는 방법은 KT 등 IDC 사업자의 IDC에서 자신의 독립된 서버를 제공받는 것이다. 원하는 대로 서버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전용 인터넷 회선이 제공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다. 대부분 기업대상 서비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보안성도 높다. 하지만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의 경우 IDC 이용은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용량과 트래픽이 낭비될 수 있다. 신혼부부 둘이 초대형 저택에 거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개인 및 중소규모 사업자가 웹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다. 웹호스팅 서비스는 특정 기업이 가진 서버 공간의 일부를 비용을 받고 임대해 주는 것이다. 대개 웹호스팅 서비스 업체는 IDC에 서버를 마련하고 가입자에게 IDC의 서버 공간을 조금씩 나눠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IDC 사용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여러 사용자가 나눠서 지불하는 것과 같다. 네트워크에 있는 도메인이란 집을 받치는 기둥이 바로 웹호스팅 서비스다. 웹호스팅 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신청만 하면 온라인으로 서버 공간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빠르고 웹호스팅 업체가 서버를 관리해 주는 만큼 안정적으로 서버를 이용할 수 있다. 서버 업그레이드 및 보안 공격 대응 등 별도 서버 설정도 모두 웹호스팅 업체가 담당한다. 단점도 있다. 가장 큰 것은 웹호스팅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서비스 가입자가 손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작년 국내 1세대 포털 중 하나인 네띠앙이 호스팅 비용을 지급하지 못해 서비스를 중단했다. 네띠앙 사용자는 한동안 네띠앙에서 저장한 웹페이지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 호스팅 업체의 잘못은 아니지만 호스팅 서비스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례다. 한 서버를 여러 사용자가 나눠 사용하기 때문에 트래픽에 따라 속도가 안정적으로 제공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보안을 위해 대부분의 호스팅 업체들은 서버 관리, 확장 등 서버와 관련된 일부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들은 쓰기 쉽고, 비용도 싼 웹 호스팅의 장점을 갉아먹지 않는다. ◇제2의 성장기 맞은 도메인=도메인 업계는 지난 2004년 한때 어려움을 겪었다.△2000년 한글닷컴(.com) 등록 시작 △2001년 닷비즈(.biz), 닷인포(.info) 등 새 최상위 도메인 등록 개시 △2002년 공인사업자 확대 △2003년 한글닷케이아르(.kr) 등록 개시 등이 있었지만 2004년에 3년만에 케이아르(KR) 도메인이 감소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IT투자 감소 및 신규 창업자 감소 등이 주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엔 2000년 이후 사상 최대로 KR 도메인 등록이 늘어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5월 현재까지만 작년의 세 배가 넘는 19만개의 KR 도메인이 등록됐다. KR 도메인 수는 2007년 5월 현재 89만6399개다. 2분기까지만 해도 작년보다 25% 이상 늘어났다. 블로그 등 개인미디어의 활성화로 인해 자신의 블로그에 도메인을 포워딩하거나 e메일을 만들기 위한 일반인의 도메인 등록이 증가하면서 KR 도메인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도메인 및 웹호스팅 업체의 수익도 덩달아 늘어났다. 가비아(대표 김홍국)는 지난 1분기에 44억7000만원의 매출과 7억2100만원의 영업이익, 5억84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22.3%, 영업이익은 59.2%, 당기순이익은 40% 증가했다. 가비아측은 “1분기 들어 2단계 영문 KR 도메인의 도입으로 인한 도메인 수요 증대의 가시적인 실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UCC 열풍으로 동영상 호스팅, 이미지 호스팅, 이러닝 호스팅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매출 및 수익의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2단계 kr 도메인(퀵돔) 등록과 블로고스피어의 성장 등으로 도메인 시장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퀵돔은 korea.kr와 같이 .kr 앞에 co, or 등이 없는 도메인이다. 업계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2단계 도메인을 도입한 중국과 일본의 전례를 고려했을 때 총 20만개 이상의 도메인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던 도메인이 블로그 등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둘러싸고 도메인 호스팅 없체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업 다각화로 지속 성장 노려=도메인·호스팅 업체들은 도메인 등록 증가에만 기대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도메인 등록 가격이 떨어지는데다가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가비아는 주력사업이었던 도메인·호스팅 서비스 외 작년부터 종합 쇼핑몰인 가비아몰(www.gabiamall.co.kr) 운영과 쇼핑몰 호스팅, e러닝호스팅 등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달에는 ‘분산형 인터넷 방송 시스템’ 특허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개인방송서비스 ‘세이채널’의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사달(대표 서창녕 www.asadal.com)도 도메인 및 호스팅이 주요 사업 영역이었으나 홈페이지 시안을 비롯한 홈페이지 제작에 필수적인 디자인 이미지를 디지털 콘텐츠로 제공하는 디자인몰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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