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러두고자 하는 것은 이 글이 일기도 회상록도 자서전도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것을 희생시키면서 내가 오직 드러내고자 한 것, 그것은 바로 내 존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또 나의 존재를 이러한 형태로, 그 속에서 내가 나 자신을 알아보게 되고 타인들도 나를 알아 볼수 있으리라 여겨지는 그런 형대로 만들었던 정서적 감정상태의 충격이다.
알튀세르는 자신의 책 앞부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어떤 면에서 본다면 자신의 일련의 행동들에 대한 일련의 애도작업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난 책의 이 부분과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내용들을 접하면서 이청준의 소설 <소문의 벽>을 문뜩 떠올리게 되었다.‘소문’이란 사전적 의미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널리 알려진, 어떤 말이나 사실, 일반적으로 진실여부가 객관적으로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의미한다. 진실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그렇게 알고 있을 때 그것은‘진실’이상의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그것들은‘많은 사람들’이라는‘다수’의 힘을 업고, 사회적인 통념이 된다. 보편적으로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생각. 그래서 그것은 아무런의심없이‘옳은 생각’이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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