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멸렬, 이 작품을 설명하는 말로는 이 단어가 가장 적합하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그리 대단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은 재벌도 아니고, 사회의 지도급인사도 아니다. 그렇다고 ´위대한´ 보통 사람도 아닌 것이다. 그들은 지리멸렬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 즉 사회적인 ´마이너´ 집단인 것이다.
이것은 은희경의 ´마이너의식´과 변별되는 것이다. 은희경이 <마이너리그>의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주었던 그것은, 진정한 마이너 의식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것은 그들이 원했던 것은 마이너로서의 정체성 찾기가 아니라, 처음부터 ´메이저´에 대한 동경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이너로서의 자각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메이저로의 편입에 실패했기에 어쩔 수 없이 마이너에 머물게 된, 일종의 ´타의적인 마이너´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김종은의 <서울특별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메이저로의 편입을 갈망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에게도 취직을 하고 싶은 욕심, 연인을 만들고 싶은 욕심,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욕심을 충족시키는 정도에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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