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는 <비인탄생>과 함께 6。25 체험에 실존주의적 탐색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6。25 이후의 전후 세대의 한 사 람으로서 장용학은 2차대전 후의 서구의 전후 세대관이 비슷한 의식의 단면을 보여 준다. 이 작품에는 일관된 시점과 구조가 나 타나지 않는다. `서(序)`는 토끼를 제재로 한 우화담이 들어 있고, `상(上)`은 주인공인 동호의 일인칭 서술에 의한 내적 독백 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중(中)`에서도 전체적으로 일인칭 서술 형식이 쓰여져 있다. 그러나 `누혜`의 죽음과 그 동기가 서 술자의 강한 톤과 결합되어 나타난다. `하(下)`에서는 누혜의 `나`에 의한 유서 형식으로 전개된다. 먼저 `서`는 동굴 속에 갇 힌 토끼 한 마리가 빛을 찾아 동굴을 나왔을 때 강렬하게 내리비치는 햇살에 의해 실명해 버린다.
이 `서`는 작품 전개에 있어서 암시를 던지는 부분이다. 한 마리 토끼가 굴속에 갇혔다가 자유를 찾아 거기를 빠져 나오면서 겪는 좌절, 고통, 그리고 죽음은 주인공 동호와 누혜의 삶의 과정과 잘 대비가 된다. 작가는 이러한 토끼와 인간의 삶의 구조적 동일성 속에서 그들이 추구했던 자유와 순수세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상`에서는 주인공 동호의 내적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나`는 의용군으로 6。25에 참전했다가 미군의 포로가 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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