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결론
시민단체들은 한국사회의 공감대에 조화롭게 또는 새로운 공감대를 창출하면서 세력화할 수 있었겠는가? 거기에는 다음가 같은 배경 요인들이 있다. 첫째는 사회개혁 요구의 정치적 정당성이다. 사회개혁은 어느 사회에서나 요구되는 과제이지만 한국사회에서 개혁은 민주화 이후 강력한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둘째는 한국 의회정치화 정당의 대의기능 부족이다. 한국의 국회는 강력한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정부에 대등한 힘을 갖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지역에 기반을 둔 주요 정당들이 치열한 정쟁에 종종 휘말림으로써 민의를 수렴하고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기능과 정통성을 결여하게 되었다. 셋째, 김영삼과 김대중 양대 정부하에서 정치권과 시민운동권 사이에 엘리트간 네트워크가 형성되게 된 사실도 시민단체의 세력화에 주요 요인이 되었다. 재야운동이나 시민운동 출신인사들이 정부 요직에 발탁되는 등 운동권 인사들의 정치권 진입이 빈번해지면서 과거 상호배타적이었던 시민운동권 엘리트와 정치 엘리트의 세계가 일부 중첩되기 시작한 것이다. 넷째는 언론과 선택적 협력이다. 한국의 언론 매체, 특히 주요 일간지들은 시민단체의 제도개혁 관련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시민 단체를 지지하는 여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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