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금액의 결제시기와 결제비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리볼빙’(revolving) 서비스. 지난 2000년대 초 카드대란으로 서비스가 중단된 뒤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으나 최근 부가수익 확대를 바라는 카드사와 자유결제를 원하는 가입자들의 욕구가 맞물리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 맘대로 결제=‘회전결제’ ‘자유결제’로도 불리는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 회원이 본인의 사용금액 중 언제, 얼마를 결제할지 직접 결정하는게 특징이다. 최소 결제 비율을 10%로 설정했을 경우 청구금액이 100만원이라면 10만원만 입금해 놓으면 정상적인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나머지 90만원의 결제는 유예되며 이에 대해 일정 수수료가 부과된다. KB카드가 지난해 말 해당 서비스를 ‘페이플랜’으로 새단장한 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리카드(이젠리볼빙), 비씨카드(리볼빙), 삼성카드(자유결제서비스), LG카드(프리미엄 리볼빙서비스) 등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기탈출 ‘카드’=리볼빙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예상치 못한 자금사정 악화로 카드 사용금액을 전액 결제하기 어려울때 연체처리를 피하고 정상적인 신용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비단 자금사정뿐 아니라 해외 출장, 결제계좌 변경 등 사소한 사유로 결제를 못해 예비 신용불량자가 되는 난처한 상황도 면할 수 있다. 소비행태에서도 사전에 최소결제금액을 설정하면서 지출계획도 함께 세우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소비습관을 길러 준다는 평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리볼빙 서비스가 일반화돼 전체 카드 회원의 60% 이상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무이자 할부의 장벽=하지만 미국과 달리 국내 카드회원의 리볼빙 이용률은 10%에 채 미치지 못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2∼3개월 무이자 할부혜택을 담은 카드가 쏟아지는 국내에서는 일정 수수료가 부과되는 리볼빙을 굳이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 리볼빙 서비스의 최대 경쟁자가 카드사 내부에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카드사는 리볼빙서비스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부터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만 비공개 시범운영중이며 LG카드는 지난 2005년 ‘프리미엄 리볼빙서비스’를 도입했으나 현재 신규 가입신청은 받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는 아예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가맹점 수수료와는 별도로 신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리볼빙서비스를 강화하고 싶지만 국내의 경우 무이자 할부 혜택이 보편화돼 서비스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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