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6조원을 사수하라’ 삼성전자가 비상이다. 연간 영업이익 6조원은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1분기 최악의 실적으로 올해 전체 경영 계획에까지 영향이 미칠까 전전긍긍이다. 웬만한 대기업의 매출규모와 맞먹는 돈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에는 이익의 하한선인 셈이다.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내부적으로 영업이익 6조원을 마지노선으로 정한 것은 최소한 매년 투입되는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6조9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R&D 투자는 5조5800억원을 집행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은 9.46%다. 올해 경영목표를 수립할 당시에도 R&D 투자 기조를 이어가 6조1400억원을 단행할 계획이었다. 매출액 목표치인 64조원 가운데 9.65% 규모로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그런데도 지난 1분기 실적은 이 같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8% 감소한 14조39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2%나 감소한 1조1800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32%나 줄어든 1조6000억원 정도였다. 1분기 실적을 토대로 단순 셈을 한다면 연간 영업이익은 5조원도 채우지 못하는 수준이다. 보유현금 흐름도 지난해 말 6조3700억원에서 지난 1분기 말에는 2조9100억원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만약 1분기가 바닥이 아닐 경우 연간 실적을 고민하는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비상이 걸릴 만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윤 부회장과 이기태 기술총괄 부회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은 올 한해 실적 관리에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올해 예정된 시설투자와 R&D 투자규모를 상당 부분 축소 조정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경영계획 수립 당시 시설투자 8조1000억원에 R&D 투자 6조1400억원, 합치면 14조원을 넘는 돈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지난 2월 말 주총에서는 윤 부회장이 시설투자와 R&D투자를 합쳐 10조원가량을 투자한다고 다소 축소했지만 “경영여건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혀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비용 관리에 들어서게 되면 협력사 등 국내 IT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아 관련업계는 삼성전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매출 57조6324억원에 순이익은 10조786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3년 연속 영업이익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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