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는 올 상반기 내에 일부 국내에 남아있던 BLU 제조라인을 모두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BLU를 제조해서는 도저히 고객이 원하는 가격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A사는 지난 2004년 휴대폰용 백라이트 유닛(BLU) 매출만 900억원에 달했지만 자꾸만 줄어드는 본사 매출을 보충할 방법이 막막하다.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 국내 부품업계를 살찌웠던 LCD 부품분야의 한국 엑소더스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삼성SDI 등이 지난 2년간 치열한 가격경쟁에 직면하면서 LCD 모듈 공정의 중국 이전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은 90%, 모니터·노트북은 70∼80%까지= 한성엘컴텍, 나모텍, 메디아나전자, 이라이콤 등 중소형 BLU업체들은 대부분 상반기 내에 국내의 BLU 제조라인을 모두 중국으로 이전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고객사의 신규 개발 제품을 위한 샘플 대응과 긴급 모델을 위한 제조 시설만 운영한다. 사실상 국내 중소형 BLU 제조 사업은 대가 끊기게 됐다. 디에스엘시디, 태산엘시디, 디아이디 등 대형 BLU 업체들도 노트북과 모니터용 BLU 제조라인을 대부분 중국 자회사로 이전키로 했다. 중소형 프리즘시트를 공급해왔던 엘지에스도 연내에 중국에 제조시설을 구축,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LG필립스LCD, 삼성SDI 등 빅 3업체들은 올해 중소형 LCD 모듈 공정의 경우 90%, 노트북과 모니터용 LCD는 70∼80%까지 중국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BLU 부품과 관련 소재업체들도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대 2조원이 중국으로 =삼성전자, LG필립스LCD, 삼성SDI 등 3사가 한해 구매하는 BLU는 대략 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중소형, 노트북, 모니터용 BLU가 모두 중국에서 생산된다면 2조원이 넘는 국내 제조 산업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셈이다. BLU 제조와 모듈 조립은 여전히 수작업 공정비중이 높아 고용 창출 효과도 컸다는 면에서 이러한 공정이 중국으로 이전됨에 따라 이 분야에서만 수천 명의 일자리도 사라졌다. 기업들도 본사 매출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특히 BLU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상장사인데다가 국내에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연결 재무제표보다는 개별 재무제표에 의존하기 때문에 본사 매출 감소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중국 자회사에 자재 수출 등의 항목으로 본사 매출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현지 구매 등이 확대되면서 자재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사업을 통해 본사 매출을 확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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