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대형 서버 시장에서 유닉스의 강세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18일 IDC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x86 서버를 제외한 중대형 서버 시장에서 유닉스 서버 매출만 유일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윈도·리눅스·Z/OS가 모두 대폭적인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유닉스서버 공화국?=리눅스와 윈도 서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자료는 소형 서버(x86 서버)에 국한된 얘기다. 금융·통신·공공 분야에서 핵심 시스템으로 사용하는 중대형 서버(비x86 서버)시장 매출 성장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z/OS(IBM 메인프레임)는 전년 대비 23.4%, 윈도는 33.9%나 감소했다. 리눅스 서버는 무려 72.7% 가량 감소했다. 리눅스 서버가 일부 공공 시장에 공급되고 있기는 하지만 중대형 서버 시장에는 진입 자체가 힘들다는 방증이다. 국내 유닉스 서버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6494억원. 리눅스 서버 매출보다 무려 300배나 많다. 최진용 IDC 연구원은 “윈도와 리눅스 서버 매출은 ‘빅딜’이 터질 때, 올라갔다가 그렇지 않을 때는 떨어지는 롤러코스터 형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유닉스 독주의 빛과 그림자=덕분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유닉스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ERP를 유닉스 기반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유닉스 기반 애플리케이션도 활황이다. SKT, 삼성생명 다운사이징에 참여한 티맥스는 그 노하우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유니포인트 등 유닉스 기반 서버 관리 모니터링 툴을 자체 개발한 중소기업도 쏟아져 나왔다. 이 같은 유닉스 플랫폼 쏠림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박성복 한국유니시스 본부장은 “유닉스는 각 벤더마다 다르게 진화하다보니 사실상 개방형 플랫폼으로 보기 힘들다”면서 “뉴욕증권거래소는 리눅스 기반 메인프레임으로, 런던증권거래소는 닷넷 기반 인텔 서버로, 동경거래소는 리눅스 기반 인텔 서버로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한국에서는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IBM 측은 “전세계 메인프레임은 2000년 저점을 지나 2006년까지 오히려 2배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면서 “리눅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이 향후 수출 측면에도 유리하다”고 밝혔다. ◇인력도 유닉스에 집중=이 같은 경향에 대해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유닉스를 제외한 다른 플랫폼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IT 관련학과 졸업생은 2002년도 13만1617명에서 2005년 13만5096명으로 증가했지만, 공개SW 관련 강의 이수생 배출 규모는 오히려 6만2912명에서 4만3230명으로 줄어들었다. 한국HP·한국썬 등 사설기관도 마찬가지다. 2004년 8032명이던 공개SW 전문인력은 2006년 4450명으로 절반 수준이다. 김석 솔라리스 커뮤니티 회장은 “한 때 붐처럼 쏟아져 나왔던 리눅스 1세대들이 IT업계를 떠난 뒤 오히려 유닉스 쪽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윈도 분야의 경우 인력은 넘쳐나지만, 고급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CO 절감을 위해 닷넷 플랫폼을 추진한 기업이 닷넷 고급 인력의 비용 부담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프레임의 경우, 초급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이 때문에 한국IBM은 최근 숭실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메인프레임 강좌를 개설하는 등 인력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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