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살고 싶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강남파이낸스센터(옛 스타타워). 지난해 한때 공실률이 10%를 웃돌았으나 임대료는 내려가지 않았다. 임대료를 낮췄다가 자칫 빌딩 이미지에 맞지 않는 업체가 입주할 것을 우려한 고급화 전략 때문.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이 건물의 공실률은 최근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곳에 사무실이 있다는 것만으로 회사 가치가 높아지는 이른바 ‘명품 빌딩’. 가깝고도 먼 명품빌딩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이름값 하는 명품빌딩=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가장 임대료가 비싼 빌딩으로는 메릴린치·피델리티 등 외국계 금융사가 즐비한 서울파이낸스센터가 꼽힌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소유한 이 건물의 월 임대료는 평당 10만원선으로 도심권 중소형빌딩의 평균 임대료(약 4만2000원)를 두 배 이상 상회한다. 강남권에서는 역시 GIC가 소유한 강남파이낸스센터의 임대료가 높다. 도시바·유니버셜픽쳐스 등이 자리잡은 이 빌딩의 월 임대료는 평당 8만5000원선으로 인근 중소형빌딩(약 4만4000원)을 크게 웃돈다.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의 유덕현 과장은 “올해 오피스공급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면서 일부 중소형 빌딩의 임대료가 낮아질 수 있지만 대형빌딩은 외국계 소유 빌딩을 중심으로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밖에 △종로타워·흥국생명(도심권) △아셈타워·글라스타워·교보타워(강남권) 등도 평당 7만∼9만원대로 비교적 높다. 63빌딩·HP빌딩 등 여의도권 주요 빌딩의 평당 임대료는 5만∼6만원선으로 도심·강남권에 비해서는 낮았다. ◇손에 잡히지 않는 명품=임대료 여력이 있다고 ‘명품빌딩’에 입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동 요지에 위치한 아셈타워와 트레이드센터는 안정성·수익성·성장성 등 항목별 평가를 통해 입주자격을 심사한다. 물론 심사를 통과했다고 바로 입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셈타워와 트레이드센터는 입지·인프라 측면에서 최상의 여건을 갖췄기 때문에 사실상 ‘빈 방’이 없다. 현재 이들 건물의 입주를 기다리는 기업은 30여개사에 달한다. 이종수 코엑스 오피스관리팀장은 “공실면적이 없다 보니 사무실 이전이 급한 기업은 입주 신청조차 못하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사무실 이전을 준비하는 기업만이 입주 차례를 기다린다”고 설명했다. 서울·강남파이낸스센터도 기업 인지도 및 재무구조 등을 중심으로 입주기업을 평가한다. 두 건물의 관리를 맡고 있는 KAA측은 “금융(서울파이낸스)과 금융·IT(강남파이낸스) 등 각각의 빌딩 컨셉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 후 해당 기업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며 이를 건물 소유주가 최종 심사해 입주허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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