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1초마다 팔리는 모바일 기기는 25개다.” (에드 잰더 모토로라CEO, 1월 CES 기조연설) “영원한 1등은 없다.” (스티브 잡스 애플CEO, 1월 맥월드) “반도체 산업이 중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 2월 반도체산업협회장 재취임 인터뷰) 언뜻 내용이 달라 보이는 이들 메시지가 공통으로 담고 있는 건 ‘시장(market)’이다. 그만큼 시장은 항상 열려 있고, 대신에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퇴출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럼 시장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좀 모호하다. 곰곰이 따져 보면 시장은 ‘숫자’일 수밖에 없다. 결국 숫자를 보면 시장이 보이고 미래를 읽을 수 있다. 국내 산업과 연관이 큰 5대 IT 품목의 글로벌 시장 데이터를 집중 분석해 봤다.
#시장의 법칙 1- 숫자를 ‘해석’하라. 시장 규모가 가장 큰 IT 품목은 무엇일까. 우리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제품 단가가 제일 비싼 TV 아니면 최근 삼성이 전략 품목으로 밀고 있는 프린터? 또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어디일까. 휴대폰 아니면 PC?. 모두 숫자에 답이 있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품목은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서 ‘한물간’ 아이템으로 꼽히는 PC다. PC는 금액 기준으로 2006년 2013억달러를 기록해 TV·휴대폰의 두 배에 달한다. TV와 휴대폰·반도체보다 시장이 크다고 공언하는 프린터도 PC를 따라가지 못한다. 소모품을 포함한 프린터 시장 규모는 2006년 1310억달러로 PC보다 700억달러 정도가 작다. 대신에 프린터는 잉크·카트리지·토너 등 소모품이 하드웨어를 추월해 ‘배 보다 배꼽’이 큰 시장이다. 판매 대수로 보면 휴대폰이 단연 앞선다. 휴대폰은 2007년께 10억대 정도로 다른 아이템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규모다. 반도체는 사실 우리의 전략 품목인 ‘D램’만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얼추 306억달러로 시장 규모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다. 하지만 부가가치가 가장 높아 수익률은 단연 최고다. ‘빅5’ 순위 업체를 국가별로 나눠 보면 반도체·휴대폰·TV 품목에 국내업체가 상위를 차지해 IT강국이 단지 ‘말’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시장의 법칙 2- 시장은 두 얼굴이다. 가장 순위 다툼이 치열한 시장도 숫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상위 업체의 점유율을 보면 짐작된다. 1등 싸움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TV다. TV는 1∼5위의 점유율 차이가 불과 6%포인트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매출을 기준으로 지난해 LCD·PDP·브라운관을 포함한 전체 TV 시장에서 14.2%로 1위에 등극했다. 하지만 소니(11.3%)와 격차가 불과 3%포인트다. 1, 2위를 제외한 3∼5위의 순위도 불과 1%포인트 안쪽으로 갈라져 사실 점유율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숨막히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메모리는 1위 자리가 확고한 가운데 ‘2위 싸움’이 가장 치열한 분야다. 지난해 삼성이 28%로 2위와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여 논 가운데 하이닉스·키몬다·마이크론·엘피다가 ‘넘버 2’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PC 시장은 전형적인 ‘2강 3약’ 체제다. 델과 HP가 1위 자리를 놓고 ‘격전’을 벌이며 레노버·에이서·도시바가 3위를 차지하기 위해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반면 휴대폰은 1∼3위 순위별로 10%포인트 이상 점유율 면에서 격차가 벌어져 ‘변수’가 없는 한 순위에는 큰 변동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은 지난해 노키아가 34.1%로 ‘휴대폰 맹주’답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모토로라와 삼성전자가 쫓는 형국이다. 뜨는 기업이 있으면 지는 기업이 있는 법. 시장은 야누스와 같은 두 얼굴로 비출 수밖에 없다.
# 시장의 법칙 3- 영원한 1등은 없다. 숫자를 보면 ‘영원한 1등이 없다’는 명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역시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1위 자리가 위태롭다. TV 부문에서 삼성은 지난해 분기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등 글로벌 주도권을 놓고 손에 땀을 쥐는 각축전을 벌여 결국 매출과 판매 대수 모두 소니를 누르고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매출에서 14.2%, 판매 대수에서 10.6%를 기록해 1위에 올라섰다. 2005년 1위에 올랐던 LG전자는 점유율이 상승했지만 삼성의 기세를 누르지는 못했다. TV에서 가장 유망한 LCD는 개척자격인 샤프가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자존심을 구기는 ‘수모’를 당했다. PC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2000년 이후 매년 1위 자리를 꿰차며 부동의 1위였던 델이 3, 4분기에 HP에 밀리면서 ‘세대 교체’를 예고했다. 델은 비록 2006년 전체 순위에서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점유율 차이가 불과 0.1%로 사실상 HP에 참패했다. 이에 올해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먼저 PC에서는 HP와 델의 흥미진진한 ‘1위 싸움’을 꼽을 수 있다. 뚜렷한 강자가 없는 TV 시장은 불을 보듯 가격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휴대폰에서는 사실 1∼3위 자리 다툼보다는 4위를 놓고 벌이는 소니에릭슨과 LG전자의 경쟁이 관심의 대상이다. 이 밖에 메모리에서는 하이닉스가 여전히 2위 자리를 지킬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수익률의 상관 관계 기업의 목적은 한마디로 돈을 버는 것이다. 전문 용어로 ‘수익률(이윤) 확보’다. 다시 말해 기업이 시장 지배 업체를 목표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 매출 혹은 판매 대수와 수익률은 항상 비례할까. 또 1등 기업은 항상 수익성도 1등일까. 불과 몇년 전까지 통했던 이 ‘황금률’이 하드웨어 부문에서 점차 무너지고 있다. 특히 TV·PC·휴대폰 등에서 수익률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것. 로이터통신이 자체 연구소를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10년 동안 전체 하드웨어는 규모 면에서 10% 이상 증가했지만 정작 수익률은 반비례했다. 점유율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볼 때 평균 이익률은 지난 10년 동안 2%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이자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소니·삼성전자·파나소닉·샤프·필립스·LG전자 등 대표 전자업체의 수 년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평균 마진폭이 6%를 넘지 못했다. 지난 10년 동안 데이터가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볼 때 이익률은 2%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LCD TV 선두업체 샤프는 최근 3년 평균 이익률이 2004년 5.4%, 2005년 5.9%, 지난해에는 5.8%로 6%를 넘지 못하고 있다. 마쓰시타도 2006년 TV·비디오 부문 이익률은 5.3%에 그쳤다. 불과 수 년전 수익률이 20%까지 치솟았던 휴대폰도 지난해 상위 4개 업체를 기준으로 볼 때 간신히 10%를 넘긴 상태다. 수익률이 추락하면서 시장은 이미 ‘경고 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반면에 전체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그나마 산업계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미국가전협회(CEA)는 지난 2006년 미국 가전 시장이 전년에 비해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업체 GfK도 2006년 유럽 가전 수요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하는 등 전체 규모는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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