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시스템으로 세계적인 거래소로 도약한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의 차세대 시스템(KRX 시스템) 구축사업이 마침내 윤곽을 드러냈다. 오는 2009년 2월까지 2년 동안 1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글로벌 무한 경쟁 속에서 우리 자본시장이 생존을 넘어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데 의의가 있다. KRX 시스템을 단순한 인프라 구축 차원을 넘어 국제경쟁력을 갖춘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 달성’을 위한 도구로 삼겠다는 것이다.
◇왜 필요한가=세계 금융산업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IT가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서지 못하면 한국 증권산업도 후진 수준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주요 증권사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차세대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차세대 시스템 추진에 나섰으며 올해는 대우증권·대신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이 나설 채비다. 여기에 내년에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될 예정이어서 KRX 시스템은 증권산업만이 아닌 한국 금융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KRX가 운용하는 시스템은 너무 노후화돼 교체가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거래 규모 기준으로 세계 1위의 옵션과 세계 5위의 선물 등 세계적인 파생상품시장을 보유했다. 또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신상품 거래시장이 1년 만에 연 38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등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KRX는 과거 증권거래소(KSE)·코스닥·한국선물거래소(KOFEX) 등 통합 전 세 곳의 거래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다. 이는 시스템의 유사기능 수행에 따른 비효율성, 시스템별 접속 프로토콜 간 차이 발생으로 인한 이용업체인 회원사들의 비용 및 유지관리 부담 등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어떻게 구축되나=KRX는 △운용비용의 30% 이상 절감 △신상품 및 제도 수용을 6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 △장애 발생 시 1분 이내 복구 △0.08초 미만의 평균처리 속도 구현 등의 목표를 수립했다. 이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차세대 매매시스템은 개방형 플랫폼 구조하에서 계층적 아키텍처로 설계된다. 중요한 점은 개방형 플랫폼하에서 고도의 안정성과 통합성을 유지하고 개발과정을 표준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프레임워크를 개발한다. 또 업무를 처리하는 비즈니스 계층과 기술 계층을 최대한 분리해 비즈니스 요구에 따른 시스템 유지보수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상장공시·종합감리·통합DB 등으로 구성되는 시장관리시스템은 범용 표준 아키텍처 환경으로 구현된다. 상장공시 시스템은 웹 환경에서 상장기업들과의 자유로운 연계가 가능하도록 만들며, 현재의 단순한 정보전달에서 벗어나 정보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구축한다. 이와 함께 고도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장애발생 시 신속한 원인규명 및 즉각적 대처를 위해 통합감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RX는 이번 프로젝트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프로젝트관리(PMO)를 가동했다. 김정우 증권선물거래소 CIO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KRX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며 “IT 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대효과는=KRX는 자체 평가 결과 차세대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구현될 경우 획기적인 처리성능 향상 및 IT 운영비용의 30%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새로운 상품과 제도를 수용하는데 현재의 6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이 가능해 자본시장통합법 등 새로운 금융환경에 신속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 무엇보다 증권사 등 외부와의 인터페이스 통합을 통해 고객들의 비용 절감과 개발 및 유지보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시스템 수출의 전기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레이시아거래소에 채권거래시스템을 공급해 이미 수출 가능성을 타진해본 KRX는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그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KRX 측은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의 성공적 구축은 KRX가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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