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에릭슨이 2위 모토로라를 겨냥해 시동을 걸었다. 평균판매가(ASP) 186달러의 고가 휴대폰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의 대표 주자였던 소니에릭슨이 인도에 현지 공장을 짓고 중저가폰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고가폰 시장에서 다져진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비교적 취약했던 중저가 신흥 시장을 공략해 본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초 목표가 글로벌 톱3(삼성전자)를 넘어 모토로라가 경쟁사라고 밝힌 바 있는 소니에릭슨의 이번 행보는 저가폰 시장 진입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의 전략 수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에릭슨, 점유율 확대 노린다=사이버샷폰·뮤직폰 등 고가폰을 앞세워 작년 하반기부터 고공비행을 시작, 3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한 소니에릭슨은 저가폰 시장에서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인도를 새로운 전략기지로 삼았다. 이 회사는 인도의 외주생산업체인 플랙스트로닉스·폭스콘 등과의 제휴를 통해 2009년까지 현지 생산량을 1000만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지에서 생산할 제품들은 음성통화 위주의 저가 제품과 중가 뮤직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연간 9000만대의 시장 규모로 전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나 노키아가 30∼90달러대의 풀라인업으로 90%를 점유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소니에릭슨이 50%에 이르는 매출성장세와 13%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LG전자 대응에 신중=소니에릭슨의 이 같은 궤도 수정은 그동안 150∼200달러대의 고가폰으로 세계 시장에서 3∼5위 경쟁을 벌여왔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당황하게 했다. 양사 모두 점유율과 영업이익률, 평균 판매단가(ASP)까지 떨어져 전략 선회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터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응전략에 대해 “이미 인도뿐만 아니라 중국과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현지 생산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인도 현지 생산량을 2배로 늘릴 계획이나 50달러대 미만의 제품군을 주력화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단순 기능의 저가폰 시장인 인도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인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양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저가 오픈마켓에서도 수익성을 남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업자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만으로는 우리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를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저가 오픈마켓에 진입할 수 있는 브랜드와 유통망을 구축하고 현지에 특화된 킬러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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