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중앙처리장치(CPU)가 상용 PC에 탑재된다. 2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장쑤성에 위치한 리모트 테크놀로지는 중국 정부의 지원하에 개발된 ‘룽신(龍芯) II E’ CPU를 자사 데스크톱PC에 적용해 다음달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PC는 개발을 마치고 사용자 테스트 중이며 중국 설(춘절) 전 1000대가 출시될 예정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리모트 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필드에서 80대를 검증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PC는 운용체계(OS)로 리눅스를 채택했으며 40Gb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 256MB 메모리가 탑재됐다. 시판가격은 1599위엔으로 모니터·마우스·키보드 등이 별매지만 본체가 20만원 정도여서 상당히 저렴한 모델이다. 중국은 그동안 중국과학원 산하 컴퓨팅기술연구소의 주도 하에 CPU를 개발했지만 성능 미달로 PC에는 사용되지 못하고 DVD플레이어·라우터에 들어가는 저가 임베디드 시스템용에 부분적으로 적용돼 왔다. 따라서 이번 사례는 중국 CPU가 가전시장에서 주류인 PC시장으로 물꼬를 튼 사례로 해석된다. 중국은 CPU 개발에 착수한 지 1년 만인 2002년 9월 중국 최초의 32비트 CPU인 ‘룽신Ⅰ ’을 개발했지만 조악한 성능으로 자국시장서도 반응을 얻지 못했다. ‘룽신Ⅰ’은 또 MIPS 명령어 세트를 대부분 베꼈다며 지식재산권 침해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컴퓨팅기술연구소 측은 “룽신 ⅡE가 기존 제품보다 컴퓨팅 속도 면에서 세 배 이상 빨라졌다”고 설명하며 “인텔 펜티엄 4의 성능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형 중국산 CPU를 내장한 PC는 성능의 한계로 초기 중·고등학교와 관공서 등에 정보화용으로 한정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중국산 CPU의 PC 탑재는 미국과 일본 주도의 세계 CPU 산업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중국과학원은 오는 2008년 제작할 슈퍼컴퓨터에 자국산 CPU를 채택하기로 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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