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 특허등록 건수 2위로 급부상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가운데, 최근 들어 해외 유수의 경쟁사들과 특허 소송건수도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00년이후 삼성전자의 해외 사업이 공격적으로 확대된 이후 뚜렷해진 추세로, 근래에는 동일한 소송 당사자에게 다른 특허로 맞대응할 수 있는 소송 무기를 내세우는 이른바 ‘크로스 라이선싱’ 전략도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삼성전자(대표 윤종용)에 따르면 지난 1999년 6건, 2000년 5건에 불과하던 해외 경쟁사들과의 특허소송 건수가 지난해에는 총 16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 해외 소송 건수가 10건으로 늘어난뒤 2002년 11건, 2003년 14건, 2004년 15건, 2005년 13건 등으로 매년 10여건의 굵직굵직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총 16건의 해외 특허소송중 11건이 피고, 5건이 원고측 소송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해외 특허소송 건수가 크게 증가한데는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하며 해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부터다. 삼성전자가 해외 시장에서 급성장을 거듭하자 이를 견제하고 특허수입을 노리기 위한 해외 경쟁사들의 특허 소송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통상 해당 제품 매출의 수%에 달하는 소송 가액도 급증했고, 1990년대말 반도체 품목 위주에서 최근에는 정보통신·디지털미디어 등 분쟁 대상 제품군도 확대됐다. 특허분쟁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소송기간도 수년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의 글로벌화가 진척되면 될수록 앞으로 특허 분쟁은 필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소송에 걸린 금액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상황이어서 특허권 확보에 열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의 유력 경쟁사가 특정 기술의 특허권 침해 소송을 걸 것에 대비, 동일한 당사자를 상대로 다른 기술 특허권을 내세워 압박할 수 있는 소위 크로스 라이선싱 형태의 소송건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마쓰시타·램버스·소니에릭슨 등 3개사와는 각각 서로를 다른 특허 기술로 맞소송한 경우다. IT 시장이 확대될수록 특허권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초 특허전담 최고책임자(CPO) 조직까지 신설하면서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해 특허경영을 강화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송이 걸리더라도 크로스 라이선싱로 해결한다는 게 세계적인 기업들의 움직임”이라며 “특허권 대응은 앞으로도 전사적인 핵심 과제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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