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해의 문학은 그의 극도로 빈궁했던 시절의 체험들과 아주 밀접히 연관된다. 정식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최서해에게 있어, 창작의 원동력은 오로지 ‘체험’ 뿐이었다. 그렇기에 시기마다 확연히 구별되는 그의 문학적 성향 역시 그의 삶을 반영한다. 고단하고 어려웠던 시기에 쓴 소설들은 이른바 ‘신경향파문학’의 대표작으로서 가난과 빈궁을 실감나게 묘사하지만, 말년에 그러한 궁핍을 어느정도 벗어나게 되자, 서해는 카프를 탈퇴하고 그의 작품세계는 초기와는 판이하게 인도주의적 경향을 띠게 된다. 특히 후기의 ‘탈빈궁계열’ 작품들은 혹독한 평가를 받으며 작가로서의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 최서해, (신춘호, 건국대학교출판부, 1994)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후기의 ‘탈빈궁계열’작품 보다는, 그의 체험을 바탕으로 빈궁(貧窮)을 생생하게 묘사한, 최서해 본연의 작품세계가 분명히 드러난 시기의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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