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윤종록 KT 부사장이 IT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IEEE 커뮤니케이션 매거진’에 기고한 ‘Telco 2.0: a New Role & Biz Model’을 본지가 단독 입수해 발췌한 것이다. 2007년 1월호 ‘Technology Leader’s Forum’에 게재될 이 글은 올 한 해 동안 글로벌 통신사업자(Telco)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차세대 전략(Next Role)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IT비저너리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다. (영문 전문은 인터넷서비스) ◇필자 소개 필자인 윤종록 KT 부사장(51)은 항공대, 연세대, 미시간주립대를 나왔고 1998년 KT 뉴욕법인(KTAI) 사장을 맡으면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마케팅기획본부장(2003), 신사업기획본부장(2004), R&D부문장(부사장·2006) 등 주로 신사업과 R&D부문을 맡아 통신업계 최고의 비저너리로서 명성을 날렸다. 현재 KT 성장사업부문장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표준총회 의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차세대성장동력추진특별위원회 위원, 한국 ISP협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은 최근 세계적으로 시장 포화 및 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으로 극심한 매출 정체를 겪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는 이미 사업자의 성장 잠재력에 한계가 오고 있다. 한국의 경우 초고속인터넷가입자수가 전체가구의 83% 수준을 넘어서는 등 포화상태며 케이블TV, SI 등 타 산업영역의 사업자들도 통신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통신시장 뿐만 아니라 타 산업 및 미래 신규 시장을 대상으로 신규 성장동력 발굴을 위하여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래 라이프 스타일, 정보통신 트렌드, 시장 동향 등 통신사업자를 둘러싼 제반 환경을 분석하고 Telco 2.0의 정의와 이의 실현을 위한 전략을 고객, 사업, 기술, 경영 인프라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통신시장의 환경=통신사업자들이 한계상황 타파를 위해 지금까지는 ‘미래에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What to do)와 ‘어떻게 할 것인가’(How to do)만을 고민해 왔으나 이제는 ‘누가 원하는가’(Who wants)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래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어떨지,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인지를 통해서만 성장 모멘텀을 가진 고객지향적인 서비스를 개발 제공할 수 있다.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라=미래사회는 현실세계와 사이버세계가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연결되면서 교육, 엔터테인먼트, 쇼핑, 비즈니스,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등 기존의 사회활동들이 디지털화·지능화될 것이다. 이에 기반해 새로운 차원의 라이프 스타일이 재창조되고 디지털 지능사회를 거쳐 디지털 휴머니즘을 지향하는 감성사회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미래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보면 다양한 고객의 요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중 개인 고객은 개인화·이동성·지능화·재미·오감체험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기업 고객은 개인 고객의 요구에 덧붙여 비용절감, 업무 생산성·효율성 증대, 기업·정보 보안, 핵심 사업 집중을 위한 아웃소싱, 통합·패키지화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ICT트렌드와 시장 동향=정보통신산업의 기본 인프라로 노드와 링크의 결합으로 정의되는 네트워크는 음성, 데이터의 전달수단에서 컴퓨터의 연산능력, 저장공간 등 컴퓨팅 파워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변화하면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또 정보통신기술은 비용 효율적인 대역폭 제공과 보안이라는 수동적, 방어적 기술 개발에서 벗어나 주변 상황 및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기술의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다. 또한, 정보통신산업의 핫이슈인 컨버전스는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에서 자동차·건설·의료 등 산업간 협력 (Inter-Industry Collaboration)으로 전개될 것이다. 미래 정보통신산업의 환경은 고객의 요구가 다양화되고 이종 산업간 컨버전스가 촉진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자들이 가치사슬 확장 등을 통해 고객에게 단순 제품 서비스가 아닌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환경하에서 통신사업자는 기존의 네트워크서비스제공자(NSP)에서 벗어나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신규 사업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의 변화가 시급하다. ◇Telco2.0 개념=Telco 2.0은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통신사업자의 새로운 역할 및 사업모델이라 정의할 수 있다. 고객가치 창출이란 미래 라이프 스타일에 부합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 고객이 느끼는 가치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활동이다. 이는 통신사업자들이 단순하게 고객간 통신수단을 제공하는 역할이 아니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역할로 변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이 신규 수익창출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통신사업 중심의 NSP 역할을 1.0으로 본다면, Telco 2.0은 중기적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미디어서비스배급자(MSA)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네트워크상에서 다양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 제공자(TSP)로 역할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새 사업모델로 정보 생성, 정보 처리, 정보 전달, 정보 구현의 모든 가치사슬로의 가치이동(Value Migration)을 지향하는 신규 사업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 제공을 지향한다. 1.0과의 차이점은, 단지 통신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서비스가 아니라 풍요한 커뮤니케이션과 스마트한 환경(Rich Communication & Smart Environment)을 실현해주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더욱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는 점이다. ◇어떻게 실현되나=Telco2.0의 실현은 고객, 사업, 기술, 경영 인프라 등 네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이러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통신사업자는 미래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실현하는 토털 솔루션 제공자로 거듭날 수 있다. 고객 관점은 미래 라이프 스타일을 기반으로 고객가치를 높여주기 위해서는 풍요한 커뮤니케이션과 스마트한 환경의 실현이 필요하다. 풍요한 커뮤니케이션은 고품질의 풍부하고 실재와 같은 콘텐츠와 서비스가 제공되는, 제한 없고 끊김 없는 유비쿼터스 통신환경을 의미한다. 스마트한 환경은 인간을 둘러싼 지능화 환경이 개개인에 맞춤화된 지능형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Telco 2.0의 사업 확장은 기존의 시장에 대응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경쟁 구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 영역을 혁신적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신규 사업 분야에 진출은 각 서비스들의 차별화된 구현을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기술을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서비스들의 기술 요구사항을 정리하면 확보가 필요한 기술들의 리스트를 도출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기술로드맵 을 작성할 수 있다. 기술적 측면에선 고객요구의 다양성 증가와 치열한 시장경쟁으로 서비스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고 이 때문에 서비스 출시와 기술 개발에 요구되는 시간을 단축하는게 매우 중요해진다. 즉, 내·외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여 외부의 역량과 결과물을 적극 활용하는 5세대 R&D 개념인 개방형 이노베이션으로 R&D 패러다임이 진화하는 것이다. 개방형 이노베이션이란 적극적으로 내·외부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는 것으로, 가치가 있는 기술의 경우 내부·외부·경쟁사에 상관없이 획득해야 하고 제품 서비스 개발과 연결할 때도 필요한 경우 외부의 아이디어,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 인프라 관점에서 Telco 2.0으로의 전환은 조직과 프로세스 측면에서, 다양한 사업 포토폴리오 추진을 위한 자체 생산과 아웃소싱(Make & Buy) 기술 획득 전략 실행을 위해 타 영역 타 사업자와의 제휴 및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 IT산업과 병원·건설·자동차·환경 등 타 산업과의 협력을 지향하는 산업간 협력 추진으로 사업 가치사슬 확대를 넘어서 관련 산업 분야에서 신규 사업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수 있다. ◇KT의 실현전략=진정한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미래고객을 세분화하여 유형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KT는 10가지 미래고객 유형을 도출하고 KT 고유의 고객 세분화 모형을 정립하였다. 또 기술 현실화, 시장 진입성, 소비자 트렌드 등의 요인을 포함한 시장적시성을 평가하여 △디지털엔터테인먼트 영역 △비즈솔루션 영역 △편의솔루션 영역 △유비쿼터스 정보전달 등을 기반으로 한 4개 영역의 6개 사업을 선정하였다. KT의 기술전략은 상용화 수준이 높고 범용성이 낮아 사업화가 시급한 사업형 기술군을 ‘Near 8’, 상용화 수준이 낮고 범용성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해야 하는 미래형 기술군을 ‘Next 6’으로 구분했다. 이들 14개의 핵심 기술군에 대한 기술로드맵을 작성하고 자체 생산과 아웃소싱(Make & Buy) 기술획득 전략을 통한 기술확보 또한 추진중이다. 산·학·연간의 긴밀한 협력을 지향하는 개방형 R&D 체계로의 전환도 서두르고 있다. ◇새 시장의 열쇠 Telco 2.0=Telco 2.0은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통신사업자의 새로운 역할 및 사업모델이다. 2.0은 통신사업자가 고객의 미래 라이프 스타일을 기반으로 생활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풍요하고 스마트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영역의 서비스를 토털 솔루션으로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통신 사업모델인 1.0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통신사업자는 정보통신 관련 산업이 한계에 이른 현 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고객 중심적이며 혁신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새롭게 시장을 선도하는 열쇠 역할을 Telco 2.0에 기대한다. 정리=조성묵기자 csmoo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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