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 미들웨어가 들어온 지 꼭 10년이 지났다. 지난 96년 9월 미들웨어의 대명사인 ‘턱시도’의 BEA시스템스가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97년부터 국내에 미들웨어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미들웨어는 이후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의 진화를 거쳐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의 플랫폼으로 소프트웨어(SW)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미들웨어는 또 현재 국내 최대 SW업체로 성장한 티맥스소프트의 탄생에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 분야로, 국내 SW 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미들웨어 시대의 개막=미들웨어는 90년대 중반 컴퓨팅 환경이 클라이언트/서버 분산환경으로 전환되면서 핵심 솔루션으로 떠올랐다. 분산 컴퓨팅 환경은 시스템은 서로 다른 운용체계(OS)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미들웨어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미국의 BEA시스템스는 이 같은 점을 일찍이 간파, 지난 95년 창업과 동시에 턱시도 소스코드를 통합해 개발한 턱시도를 전세계 시장에 공급, 창업 7년만에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김형래 BEA시스템즈코리아 사장은 “BEA시스템스가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미들웨어 업체로 올라선 것은 초기 클라이언트/서버 기반 컴퓨팅 환경에서 미들웨어 시장의 고성장이라는 흐름을 꿰뚫고 과감한 인수합병(M&A)를 통해 적기에 요소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시장에선 BEA시스템즈의 국내 시장 진출과 함께 97년 티맥스소프트가 탄생했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박대연(티맥스소프트 CTO)씨가 ‘TP모니터’를 앞세워 외국계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미들웨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초기 시장은 BEA시스템스의 독주속에 IBM 등 외국계 기업들이 미들웨어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국내 업체로는 티맥스소프트가 유일하게 이들을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WAS로 진화=미들웨어는 2000년대초 컴퓨팅 환경이 인터넷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WAS로 진화한다. 1세대 미들웨어가 클라이언트/서버 미들웨어였다면, 2세대는 웹 미들웨어인 셈이다. 본격적인 e비즈니스의 개막에 맞춰 미들웨어의 성능도 한차원 올라갔다. BEA시스템스는 관련업체인 웹로직을 인수해 1세대 미들웨어에 이어 WAS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고, DBMS업체인 오라클 등 세계적인 SW업체들이 미들웨어 시장으로 진격했다. WAS는 인터넷 SW업체로 이미지를 각인하고 SW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데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홀로 고전분투하던 티맥스소프트도 물을 만났다. 티맥스소프트는 자사 대표 제품인 ‘제우스’를 출시하고 단숨에 BEA를 위협하는 업체로 두각을 나타낸다. 2003년 티맥스소프트는 마침내 국내에서 BEA시스템즈를 밀어내고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등극, 국내 SW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김병국 티맥스소프트 사장은 “티맥스소프트는 WAS 시장에서 3년 연속 1위를 달리며 국산 SW의 자존심을 세웠다”며 “WAS를 기반으로 다양한 SW 분야에도 진출, 글로벌 SW업체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SOA 대전(大戰) ‘스타트’=하지만 미들웨어의 경쟁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1세대와 2세대를 거치며 진화한 미들웨어는 컴퓨팅 시장의 최대 화두인 SOA의 핵심 플랫폼으로 또 한번 변신을 시작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한 요구에 IT가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사상이자 대안으로 등장한 SOA는 IT 보다 강력한 미들웨어를 필요로 하게 됐다. 기존 미들웨어가 OS 독립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을 제공했다면, SOA 시대의 미들웨어는 애플리케이션 독립적인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질적 변화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미들웨어는 하드웨어와 SW의 경계를 넘어 서비스 영역까지 확대, 업체 간 경쟁 구도도 복잡해졌다. SOA 주도권을 잡는 기업이 향후 10년간 컴퓨팅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기존 미들웨어업체는 물론 하드웨어업체들도 M&A 등을 통해 확보한 미들웨어를 앞세워 SOA 미들웨어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10년 후 미들웨어는 어떤 모습일까.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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