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상장된 정보보호 기업중 대다수가 내수 시장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해외시장 진출과 이를 위한 노력이 부족, 사실상 경쟁력이 상실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12일 본지가 코스닥에 등록된 9개 정보보호 기업의 올해 수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안철수연구소와 소프트포럼을 제외하고 대부분 기업이 내수에만 치중, 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1년과 2002년 코스닥에 등록해 4∼5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국내 기업중 암호응용솔루션 선두 기업인 이니텍은 수출 실적이 전무했으며, 방화벽과 가상사설망(VPN) 전문 기업인 어울림정보기술과 관제기업인 넷시큐어테크놀로지는 수출 실적이 미비해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젠은 중국 법인에 제품 라이선스를 주고 있으나 구체적인 수출 실적을 추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디아이세미콘은 외산 보안 솔루션을 들여와 유통하는 기업으로 수출이 전혀 없다. 그나마 침입방지시스템(IPS) 분야 1위인 윈스테크넷은 올해 일본과 중국에서 8000만원 어치를 판매했으며, 나노엔텍은 3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왜 내수에만 머무나=주요 보안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 코스닥 등록 후 시장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당수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곤두박질쳤으며 우회 상장을 하려는 엔터테인먼트나 생명공학 기업의 표적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VPN분야 1위 기업이었던 퓨쳐시스템은 나노엔텍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사실상 나노 벤처기업의 우회 상장 통로로 이용됐다. 시그엔도 2002년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올리브나인에 인수됐다. 매출 압박에 시달리던 기업들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해외 시장 진출은 아예 엄두를 못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표 보안기업 ‘우물안 개구리’=암호솔루션 분야 선두 업체인 이니텍을 비롯해 IPS분야 1위 기업인 윈스테크넷, 방화벽 분야 선두인 어울림정보기술 등은 수출 규모를 밝히기를 꺼릴 정도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상장 후발 정보보호 기업들은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만들어 최근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5년 전 일본 시장에 진출한 파이널데이터는 올해 30억원의 수출 실적을 보이며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조현준 파이널데이터 부사장은 “5년 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일본 내 SW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제품을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해법=지난해 시만텍은 베리타스, MS는 사이바리, IBM은 ISS, EMC는 RSA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M&A시장의 핵은 보안 기업이었다.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며 대형 IT기업들이 핵심 보안 역량을 가진 기업을 연이어 인수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이런 시장에서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 글로벌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조원영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보안담당 이사는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IT기업과 협력 등을 통해 직접 진출이 어려운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품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며 “보안 기업들의 대형화가 가속화되면 내수에만 머문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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