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원이 넘는 누적적자에 허덕이던 스카이라이프의 구원투수, 서동구 사장이 취임 2년도 채 안돼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위성방송의 순항 가능성을 열었다. 취임 당시 제기된 전문 경영 경험의 부족 논란을 일축하고 스카이라이프 제 2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0일 스카이라이프가 올해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3940억원의 매출에 3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사업을 시작한 후 5년만에 첫 흑자 달성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서동구 사장이 내건 수익 중심의 ‘내실경영’이 주효했다. 당시만 해도 방송계는 그의 경영 능력에 회의적이었다.“신문쟁이가 방송을 알겠느냐”, “언론인이 기업 경영을 제대로 하겠냐” 는 식이다. 2003년에는 KBS 사장으로 임명됐으나 낙하산 인사라며 노조가 반발해 열흘 만에 퇴진한 아픈 경험도 겪었다. 그는 이러한 선입견과 비판을 실적으로 날려버렸다. 취임하면서 ‘제2 창사’의 모토 아래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가입자를 늘리는 외형 보다는 수익 중심의 내실 경영에 집중했다. 올해엔 11개 지사를 3개 광역지사로 통합해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정착시켰다. 지사 간 경쟁도 신규 가입자 유치보다는 수익과 매출 경쟁으로 바꿨다. 스카이라이프는 내실 경영의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방침 아래 내년 가입자 목표 210만명, 매출액 4200억원, 당기순이익 200억원 등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중이다. 사업방향도 ‘성장성 극대화 및 사업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고화질(HD) 방송 시장 전환을 대비한 차세대 플랫폼 구축 및 HD 가입자 유치 등 미래 사업도 준비할 계획이다. 내년 경영 환경은 그리 녹녹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HD 방송 전환을 위해 투자 자금을 조달해야 하며, IPTV 등의 도전도 뿌리쳐야 한다. 서동구 사장은 “흑자 전환으로 위성방송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 해결할 과제가 더 많이 남았다”며 “IPTV, 지상파MMS 등 뉴미디어의 공세를 감안해 가입자 기반을 300만명 수준으로 넓히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설명했다. 흑자 전환했지만 투자 여력은 많지 않다. 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의 대기업 지분 규제를 완화하는 방송법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 하반기 중 신규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증자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서동구(69) 경기고·홍익대 신문학과·경향신문 편집국장·한국언론연구원장·한국언론재단 부이사장·노무현후보 언론특보·KBS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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