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텔레콤 등 유무선 7대 기간통신사업자들의 내년 투자 감소 방침은 올해 투자 규모가 컸던 것도 있지만 정부의 투자 유인책이 줄어든데다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투자가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통신·방송 장비 업체들도 이미 대형 서비스 발주는 끝났다고 보고 근거리무선통신(W-PAN) 등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내년 설비투자 왜 10% 줄어드나=KT와 SK텔레콤, KTF는 2000년 이후 최대 규모 서비스 계획으로 기록될 만한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와 3.5세대 이동통신 HSDPA 투자를 올해 집중했다. 총투자 목표액의 절반 가까이 올해 쏟아부었다. 따라서 내년부터 자연 감소가 예상된다는 것. 예를 들어 KT는 2010년까지 와이브로에 1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지만 올해 이 중 절반인 5000억원을 투자했다. 2007년부터는 서울과 수도권 외 커버리지 확장에 나선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당분간 투자보다는 가입자 확대나 마케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유선통신은 치열한 초고속인터넷 시장 경쟁으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LG파워콤 진입 영향으로 ‘속도=가입자’가 증명됐기 때문. KT·하나로텔레콤은 내년 올해와 비슷한 규모에서 FTTH와 광랜 투자를 확대한다. 문제는 IPTV 등 차세대 서비스 투자가 규제 이슈에 묶여 당분간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KT와 LG텔레콤 투자가 변수=KT 투자가 최대 변수다. 남중수 KT 사장은 연초 올해 3조원 투자를 발표했으며 최근 3분기 콘퍼런스콜에도 이를 수정하지 않았다. 증권가 및 장비업체 등 시장에서는 3조원에 못 미친 2조6000∼7000억원 투자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남 사장은 내년에도 FTTH, BcN, IPTV 등에 3조원 규모의 투자를 지속한다는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IPTV사업을 본격화할 환경 조성이 전제다. KT의 투자에 따라 전체 통신사업자 투자 규모가 확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텔레콤도 변수다. 시장은 LG텔레콤은 IMT2000 사업권 반납 이후에도 본격적인 3G 사업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최근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이 데이터 시장에 더욱 신경 쓰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기조 변화가 관심사다. ◇정부 투자 유인책 부재, 실속투자 반영=정부가 사업자들에게 투자를 유인할 카드가 부족하다는 점은 일단 사업자들의 내년 투자를 어둡게 했다. IT839 정책도 약발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G 이동통신 정책 역시 별반 내세울 게 없다. 유선 사업자의 투자를 유인할 만한 IPTV 등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는 내년에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시장친화적인 규제로 돌아서고 사업자들은 자율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맞다”며 “오히려 통신사업자들의 실속 투자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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