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분야의 UN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을 이끌 5명의 집행부를 선출하는 선거를 앞두고 막판 득표전이 뜨겁다. 특히 이번 선거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도전장을 낸 표준화국장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ITU 가입 후 네 번 이사국에 당선됐지만 집행부 진출에는 처음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표준화국장, 14일께 투표 예상 = 6일(현지시각) 터키 안타랴에 시작한 ‘2006년 17차 ITU 전권회의’는 오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선거는 9일 사무총장 선거를 시작으로 사무차장, 주파수국장, 표준화국장, 개발도상국지원국장 5명의 선거가 차례로 치러진다. 표준화국장 선거는 14일께로 예상된다. 투표는 1·2차 투표에서 후보자 수에 관계없이 과반수 득표를 한 사람이 당선된다. 2차 투표에서도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3차에서 최다득표 후보가 선출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노영규 정통부 정보통신협력본부장을 비롯해 1차 총회단이 출국해 이미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7일 노준형 장관을 위시한 정통부 및 업계 관계자가 2차 출국하는 등 총 80여명이 원정대를 구성했다. ◇박빙의 선거, 유럽·일본 변수 = 노 본부장은 선거를 두고 “기도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선거가 박빙으로 치달아 한치도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박 단장 당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단장이 출마한 표준화국장직은 우리나라와 일본·영국·이탈리아 4개국 후보가 경쟁한다. 일단 영국 후보의 당선 여부는 이에 앞서 치러지는 사무총장 및 주파수국장 선거 결과가 좌우할 전망이다. 사무총장에는 독일·브라질·말리(아프리카) 3개국에서 후보를 냈는데, 만약 독일 후보가 당선되면 표준화국장 선거에서 영국이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 이미 주파수국장직에 러시아 후보가 단독 출마한 터라 표준화국장까지 영국이 거머쥐게 되면 ‘유럽판’이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통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사무총장직은 독일이 우세한 가운데 브라질이 추격중이다. ◇‘통신코리아’와 ‘박기식’ 브랜드로 승부= 표준화국장직이 우리와 일본의 경쟁으로 압축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변수 때문이다. ‘한일전’에서 우리가 유리하다고 보는 이유는 일본이 지난 8년간 사무총장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이미 사무총장직을 8년간 수행했는데 다시 표준국장직에 도전장을 낸 일본에 대해 독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식 브랜드’라는 경쟁력도 있다. 20여년간 ITU 표준화 활동에 참여해 표준화 전반에 걸친 업무에 도통할 뿐만 아니라 ITU와 여러 국가 관계자 간의 네트워크 형성도 매우 넓다. 박 단장은 ITU-T TSA그룹 WP3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일본 후보는 자국에서는 명망가지만 표준화 활동은 전혀 없었다. 정통부 측은 “우리가 세운 통신강국의 위상이나 그동안의 활동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표준국장을 배출할 때가 됐다”며 “현지 활동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회의에 참가자 모두 한마음으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식은 누구> 1958년 생. 서울대 영어과 졸·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충남대 정보정보통신기술정책 박사. 1984년 ETRI 입사. 현 정보통신서비스연구단장. 1996년∼현재 ITU-T TSAG WP3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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