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번 시도는 주요 원천기술에 집중한 새로운 R&D시스템을 통해 차세대 국가 먹거리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로벌산업 기술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집중과 선택을 통한 R&D 국가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 산업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2008년에 시행할 R&D시스템 개편안을 연내 조기 확정해 기업들에 정책 방향 시그널을 미리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10년 만의 대 전환=사업 기술 R&D시스템은 지난 95년 기술 개발·기반 조성의 이원 체계로 큰 골격이 정해진 후 10년 이상 큰 변화가 없었다. 산자부는 기술 개발의 전략적인 접근, 융합화되는 기술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지원 체계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 기술의 양적 팽창에 걸맞은 효율성 확보 요구가 높아진 것도 신 R&D시스템 구축에 나선 이유라고 설명했다. 채희봉 산자부 산업기술개발팀장은 “정부와 민간의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중복 투자를 최소화하고 산업계의 요구를 조직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기획부터 기술 개발 완료에 이르기까지 R&D 전 주기에 걸쳐 성과를 최우선시 하면서 전문성 있는 관리 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원천기술·종합화·사전 기획 강화가 핵심=정부는 전략기술 개발사업을 신설해 국가 성장 전략에 기반을 둔 타기팅 기술을 발굴하고 이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R&D 추진 단계별로 사전 기획 및 전문적 평가관리 체계를 강화해 투자의 효율성도 높이기로 했다. 주요 과제에 대해서는 연구 개발비 외에 표준·특허·장비·인력 등을 종합적으로 묶어 지원하는 것도 주요 특징이다.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R&D 외에 특허 대응·표준 선점 등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산자부는 최고위 기술심의회를 두는 한편 다양한 기술연구조합과 지방 R&D 주체, 생산기술연구원·산업기술재단 등을 국가 R&D 중간조직(사업 기획조직)으로 대거 활용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기존 산자부의 R&D를 총괄하던 산업기술평가원의 역할은 일정 부분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 연계 강화로 성과 높여야=지난 2004년 기준 우리나라의 기술 수출액은 14억달러로 기술 수입액 41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려는 이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 R&D시스템이 원천기술 개발 위주로 흐를 경우 현 먹거리산업과 실용화 기술에 대한 지원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산업 기술 정책과 기업의 요구 방향을 일치시키는 노력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산업 기술 R&D의 권한 대부분이 산자부로 집중되는만큼 정부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산자부가 정한 R&D시스템 개선 방향은 과기·경제부처회의에도 보고돼 호평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자부는 새로운 산업 기술 R&D시스템을 국가 전체 R&D 방안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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