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가격이 폭락했던 지난 2004년 하반기, LCD업체 구매 담당자들은 부품 협력업체들에 단가 인하를 요청했지만 미국의 3M사는 여전히 고자세였다. 3M은 LCD의 휘도를 높여주는 ‘프리즘시트’라는 핵심부품의 독점업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3M이 패널업체들을 수시로 방문해 고객의 의견을 듣는 한편 단가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유연해졌다. 프리즘시트의 독점체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 속속 시장 진입=LG전자 RMC사업부는 지난해 상반기 프리즘시트 개발을 마치고 지난해 4분기 모니터용 제품부터 LG필립스LCD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47인치 TV 제품용 프리즘시트에서 2인치 휴대폰용에 이르기까지 전 제품으로 공급 품목을 다양화했다. LG전자 측은 “전체 생산량의 50% 정도를 LG필립스LCD에 공급중이며 나머지 절반은 국내 업체와 대만의 AUO, 중국의 비오디하이디스에 공급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대략 30%,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15∼20% 선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나노텍은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에 모니터 및 TV용 프리즘시트를 납품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삼성전자에 대형 TV용 프리즘시트의 공급을 시작했으며, 대만의 대형 LCD 3개사 가운데 2개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 공급수량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오롱도 3분기에 국내 주요 LCD 업체에 24인치 모니터용 프리즘시트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통합필름에서 최후 승자 결정될 듯=국내 업체들이 시장 진입은 물론이고 수출까지 성사시키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지만 안심할 때는 아니다. 패널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각종 시트 기능을 결합한 통합형 시트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꼭 사용했던 프리즘시트의 일종인 D-BEF필름은 최근에는 아예 채택하지 않는 제품이 상당수일 정도로 기술 및 시장 변화가 빠르다. 국내 프리즘시트 개발 업체들은 이에 따라 통합형 필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나노텍은 프리즘시트와 확산판 그리고 보호필름 기능을 하나로 묶은 UTE를 개발해 패널 업체에 공급중이다. 신화인터텍은 자외선(UV) 패턴을 사용, 프리즘시트를 사용하지 않고도 높은 휘도를 얻을 수 있는 UV패턴형 고휘도 광학필름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고객 인증을 마무리하면 본격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역시 통합형 제품 개발을 진행중이며 곧 가시적인 성과물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M의 프리즘시트 10년 천하는 끝났다”며 “시장에 진입한 국내 프리즘시트 업체들도 LCD산업의 새 조류에 동참하지 못할 경우 곧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한세희기자@전자신문, hjyoo·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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