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진출한 인도계 글로벌 IT서비스 업체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001년 6월 새티암이 가장 먼저 한국에 발을 디딘 이후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위프로·TCL 등 인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IT서비스 업체가 잇따라 한국에 상륙했다. 아직 국내 컴퓨팅 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전공인 ‘글로벌’과 ‘SW파워’를 앞세워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외환은행 등 여러 제조·금융 프로젝트 작업에 참여한 이들은 특히 국내 IT서비스 업체의 화두인 글로벌 시장 진출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시선을 모으고 있다. ◇국내 진출 현황=가장 먼저 진출한 인도 IT서비스 업체는 새티암이다. 이 회사는 2001년 6월 레이종 오피스(법인등록이 안 된 상태에서 영업하는 것)를 개설한 후, 1년 뒤인 2002년 5월에 정식 사무실을 열었다. 현재 10명의 한국인과 20여명의 인도인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데 금융·자동차·보험·제조 분야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SCM)·현대자동차(CRM)·외환은행(BPM)·우리은행(EDW)·신한은행(EAI)·두산중공업(PLM)·하이닉스반도체(PLM)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인도 최대의 IT서비스 기업인 TCS는 새티암보다 10개월 늦은 2003년 3월 한국에 사무실(지사)을 열었다. 20여명의 직원이 있는데 본사처럼 금융권 프로젝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비롯해 시티은행·증권예탁결제원(KSD)·SKC&C·SC제일은행·우리은행·삼성전자(PLM)·GM대우 등의 프로젝트를 따냈다. 인도 2위 IT서비스 기업인 위프로는 직접 사무소를 개설하지 않고 국내 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통신장비·가전 분야에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데 한국 비즈니스 상황을 봐서 내년께 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가장 늦게 진출한 HCL은 올 4월에 한국 사무실을 열었다. HCL은 자사의 강점인 온사이트 오프쇼어링을 앞세워 한국 고객을 확보할 예정인데 현재 IT서비스 업체 한 곳과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반된 성적표=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진출한 새티암과 TCS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는 TCS의 규모가 새티암보다 3배 정도 크지만 한국에서는 반대다. 한국인이 지사장을 맡고 있는 새티암은 연간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지만 TCS는 1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곽정섭 새티암코리아 사장은 “복잡한 한국 비즈니스 성격상 한국 지사장의 리더십과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새티암은 본사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육성 의지에 힘입어 연간 30∼40%의 고속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티암과 TCS의 영업 실적은 올해 진출한 HCL에 반면교사로 작용, HCL은 한국인을 지사장으로 임명했다. 이세현 HCL코리아 사장은 “본사가 한국인 지사장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한국에 진출하기 전에 본사가 한국 시장을 철저히 조사,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컴퓨팅 수준 업그레이드=인도의 IT서비스 업체는 취약한 국내 SW 프로세스 능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IT서비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인도가 가진 SW 프로세스 툴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인도 기업의 이 같은 장점을 어떤 식으로든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정섭 새티암코리아 사장은 “인도 기업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SW 기술은 국내 SI업체가 그대로 해외에 가지고 나갈 수 있는 것”이라며 “애플리케이션 소스코드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인도 IT서비스 업체는국내 컴퓨팅 시장의 애플리케이션 통합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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