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 대 432` 올해 개최된 세미콘타이완과 세미콘코리아 행사의 참가 업체 숫자다. 세미콘은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한국·대만을 비롯, 미국·유럽·중국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거점 지역에서 매년 개최하는 반도체 장비재료 관련 전시회. 반도체 산업의 규모를 생각하면 매년 2월경 한국에서 열리는 세미콘코리아는 그 규모와 영향력이 세계적 수준일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세미콘코리아는 세미콘재팬은 물론 한국 반도체 산업을 추격하는 대만에서 열리는 세미콘타이완보다도 참가 업체와 방문자 규모가 작다. 이에 따라 SEMI가 한국에서 주최하는 세미콘코리아가 세계 속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세미콘타이완 2006의 참가 업체는 650여개, 부스는 1390개가 나왔다. 방문객은 3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지난 2월 열린 세미콘코리아 2006 행사의 참가업체는 500개 정도, 부스는 1100개 정도였다. 방문객은 2만명 안팎이었다. 작년에도 비슷한 수치였다. 더구나 세미콘타이완은 올해 11회째이지만 한국 행사는 19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두 행사에 모두 참가하는 국내 장비재료 업계 종사자들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행사 분위기나 활기, 네트워킹 가능성 등에서 두 행사가 큰 격차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미콘타이완에 비해 외국 바이어들이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세미콘코리아의 약점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에 본부를 둔 SEMI 주최의 세미콘 행사가 오랜 역사를 가진 미국·유럽·일본 등의 장비재료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국내 업체들이 소외된 것이 세미콘코리아의 열기를 떨어뜨린 한 원인으로 꼽힌다. 행사 개최 시기도 연중 가장 추운 2월이다. 또 대만은 다수의 고객사가 있고 소자 업체와 장비재료 업체의 수직계열화 현상이 심하지 않은 반면 국내는 고객사가 한정돼 있고 다수 고객에 대한 공급이 힘든 구조인 것도 전시회 참가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결국 주최측의 정책과 국내 산업 구조의 특성, 서비스 부족 등의 요소가 결합돼 나타난 현상이란 평가다. 국내 장비업계 경영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에 걸맞는 행사가 절실하다”며 “대만 행사가 열리는 9월은 대만의 기후가 가장 안 좋은 때인만큼 한국과 대만 행사가 개최 시기를 맞바꾸는 등의 방법도 고려할만하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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