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시장 성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무선인터넷의 비전에 대한 일종의 경고등이 커졌다. 컬러링서비스 이후 뚜렷한 히트상품을 배출하지 못하며 공회전을 거듭한 끝에 이동통신사들의 관련 매출이 최근 감소세로 반전한 것이다. 시장 포화 상태인 음성 통화를 대신할 통신업계의 새 성장동력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관련 콘텐츠 및 솔루션을 공급하는 중소 협력사(CP)들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 CP들의 주수익원인 정보이용료 시장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CP들의 붕괴는 콘텐츠 및 기술 발전의 지체로 이어져 무선인터넷의 비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협력사 경영 악화=CP들의 주요 수익원인 정보이용료 시장이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게임·만화 등의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버추얼머신(VM) 분야가 대표적인 사례. 주요 VM 개발사인 신지소프트는 지난해 상반기 솔루션 및 콘텐츠 분야에서 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16억원으로 줄었다. 엑스씨이도 상반기 3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실적에 크게 못미쳤다. VM업체가 정보이용료의 4.5%만 가져가는 점을 고려하면 85%를 가져가는 CP들은 더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전체 1400억원대에 해당하던 SK텔레콤 VM시장이 올 상반기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TF·LG텔레콤 등 후발 사업자들의 CP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일부 CP는 60%까지 매출이 급감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관련업계는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그나마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멜론·씨즐·모바일 싸이월드 등 이통사들이 직접 서비스하는 분야 정도로 보고 있다. ◇무선인터넷 매출에 허수 많다=CP들과 달리 이동통신사들의 실적 지표만 보면 무선인터넷 시장은 여전히 성장 추세인 것처럼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무선인터넷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1분기 1만1261원에서 1만1360원으로 0.9% 늘었고 KTF도 데이터 ARPU가 작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6172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무선 매출에 포함된 문자메시지(SMS)는 실제 무선인터넷과 큰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제외해야 한다. 게다가 올해 들어 이통사들이 신규가입자나 단말기 교체 사용자들에게 한달간 무선데이터 정액제·안심정액제·범국민데이터요금 등 각종 통화료 정액제 통화료에 사실상 의무 가입시키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데이터 서비스 매출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통사 집계에서는 가입자당 월 3만∼5만원의 데이터 매출이 발생했지만 실제로는 대리점이 이통사에서 받는 수수료로 대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성인콘텐츠 서비스 중단 등으로 향후 이통사의 무선인터넷 매출 감소 요인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CP업계의 관계자는 “유선 인터넷이 다양한 사업자의 시도에 의해 지속적으로 발전한 반면에 무선인터넷은 이통사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해 성장에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더는 이통사의 힘만으로 시장을 키울 수 없다는 점에서 무선망개방 현실화, 요금 인하, 데이터 통화료 분배 등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고객확대를 위해 실시했던 체험마케팅을 각종 소비자 민원을 이유로 폐지하면서 정보이용료 시장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무선인터넷 사용층을 확대하기 위해 각종 정액요금제를 활성화하고 소비자들이 좀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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