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시장은 디지털화라는 명제를 놓고 말만 무성할뿐 실질적인 동력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방송시장엔 지상파방송,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3개 사업자 체제로 나눠져있다. 국내 디지털방송정책은 모두 지상파방송사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실제 시장에선 지상파방송사 혼자서 전환을 이끌기엔 불가능한 현실이다. 지난 2005년 기준으로 전체 대상가구 중 케이블TV 가입자가 1408만 가구(85.6%), 위성방송 가입자 185만 가구(11.3%), 중계유선(RO) 가입자 52만 가구(3.2%) 등이다. 유료방송 가입가구가 92.1%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상파의 디지털전환은 플랫폼의 전환보다 디지털콘텐츠 제공업체의 전환으로서 의미가 더 큰 형편이다. 국내 디지털전환은 따라서 케이블TV 전환 여부가 열쇠다. 문제는 지난해 2월 MSO인 CJ케이블넷이 첫 디지털케이블 본방송을 시작한 이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10만 가입가구를 넘어선 데 그친 것. 전체 가입가구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당초 SO들은 2006년 100만 가입가구 이상을 목표로 세우기도 했지만 현재 속도대로라면 50만 가구도 어려울 전망이다. 디지털전환 속도가 늦어지면서 SO들의 부담은 늘어만 나는 상황이다. MSO 관계자는 “디지털가입가구 1세대를 모집할 때마다 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해 10만원씩 적자를 계상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TV가 디지털전환에서 발목을 잡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에 DTV 보유 세대로 추정되는 300만 가구는 대부분 이른바 ‘바이패스’로 디지털 지상파방송을 시청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SO는 디지털지상파방송을 자사의 아날로그 방송 상품 속에 포함해, 신호 변환없이 그대로 시청자의 DTV로 전달해주고 있는 것. 반면 디지털 케이블TV를 위한 망 고도화는 상당부분 진척된 상황이다. 이미 81개 SO에서 전지역 자가망을 갖췄으며 이중 750㎒ 이상으로 디지털케이블TV를 제공키 적합한 망으로 고도화를 끝낸 비율도 91%에 달한다. 케이블TV 댁내망 고도화도 완료단계다. 국내 전체 가구가 1785만 정도인데 이 중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935만 가구, 단독주택이 850만 가구다. 이를 다시 케이블TV 가입가구수를 보면 공동주택 679만 가구, 단독주택 742만 가구인데 이에 대한 댁내망 고도화에 4124억원을 투자한 것. 디지털케이블TV로 가기 위한 인프라는 지난 3∼4년간 점진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이제는 망 위에서 본격적인 전환이 일어나야할 시점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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