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 하반기에 집중되는 통신 업계 특성상 올 하반기에도 4조5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통신장비 시장에 뿌려질 전망이다. 계획대로라면 통신장비 업계의 특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반대로 상반기 3세대 이동통신(WCDMA·HSDPA)과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신규 통신 서비스 상용화에 기대만큼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반기 투자 경향=한마디로 투자가 기대치에 이르지 못했다. 유선통신 사업자는 주로 광랜 등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망 투자에 집중했다. KT는 광랜 등에 연초 투자계획 중 30∼40%가량 집행한 것으로 집계했다. 따라서 올해 약 3조원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는 KT는 하반기 1조8000억∼2조1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로텔레콤도 1000억원을 초고속인터넷 분야에 집중 투자했으며, 파워콤도 2000억원가량을 쏟아부었다. 인터넷전화(VoIP)의 투자에도 조금씩 나서는 기미가 보였으나 큰 폭의 투자는 구조상 어려웠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동통신 분야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투자 추세와 비슷한 가운데 KTF가 투자를 대폭 늘린 것이 눈에 띄었다.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84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상반기에 4000억원 안팎을 WCDMA 및 와이브로 상용화에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 투자가 900억원에 그쳤고 2분기에는 2780억원 정도에 머물러 올해에도 비슷한 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WCDMA·HSDPA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KTF는 올 상반기에 6000억원 가까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무려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미 KTF는 지난 1분기 2750억원을 WCDMA망 구축에 투입했다. LG텔레콤은 상반기에 총 1582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와이브로·HSDPA 투자 확대될 듯=계획대로라면 하반기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HSDPA(WCDMA) 분야의 투자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이다. 전국망 커버리지 확대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상반기 4000억원에 이어 하반기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나 다소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시장에서는 단말기 보조금 양성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데다 최근 해외 직접투자 등 글로벌 사업에 쏟아붓는 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TF는 연말까지 84개시 WCDMA망 구축에만 78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 올해 총 1조2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하반기에 6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측된다. KTF는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갑절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 LG텔레콤은 올해 총 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가운데 연말께에는 ‘CDMA EVDO rA’ 상용화를 위해 400억원가량을 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와이브로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KT가 올해 5000억원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는만큼 4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하반기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SKT도 약속한 투자의 집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속인터넷 분야의 광랜 투자가 이뤄지면서 이 부문 수요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BcN 시범사업도 진행되면 이 부문 수요도 상당 부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하반기 계획대로만 투자가 된다면 통신장비 시장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연초 투자 계획을 세워놓고도 하반기에 들어서면 이런저런 이유로 축소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이번만은 투자가 제대로 집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승정·서한기자@전자신문, sjpark·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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