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로봇 산업에 대한 우리의 현주소와 미래 방향을 살펴보고 우리가 집중 육성할 분야에 대한 밑그림도 그려봤다. 이제 각론으로 들어가 각 산업별로 로봇이 어떻게 도입되고 활용되는지를 짚어봄으로써 우리의 로봇 산업에 대한 실체를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때다. 앞으로 5회에 걸쳐 산업별 로봇 수요와 기술개발, 시장 창출 움직임 등을 구체적으로 해부해보는 ‘대한민국 로봇, 산업별 현주소’를 싣는다. <편집자주>
오는 2012년 전방 철책선. 바퀴 달린 로봇들이 철조망의 협로를 따라 이동하며 카메라 센서로 이상 유무를 점검한다. 중앙통제실에서 이 영상을 지켜보고 있던 근무병은 철조망에 이상이 발견되자 곧바로 재점검에 나서, 적의 침투 여부를 확인한다. 6년 뒤 실현될 우리 나라 철책선과 해안선 경계근무 상황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안동만)는 오는 9월부터 국방로봇(견마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다. 오는 2012년까지 6년간 국방부와 정보통신부가 총 33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술개발에는 ADD의 연구인력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비롯한 10여개 기관 및 업체가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는 2단계로 나눠 추진되며, 1단계 응용연구에서는 산업용 제품 기반의 기술 확보, 2단계 시험개발에서는 군의 환경을 만족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ADD는 올해 말까지 단계별로 14∼15개의 기술개발 과제를 시작, 정해진 경로를 따라 주행하면서 돌출 장애물을 피해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는가 하면 멀리 떨어져 있는 지휘소에 영상을 전송하는 견마로봇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2015년까지는 보병용 경전투 로봇, 2018∼2020년께 기갑 전투를 대신할 중전투 로봇을 개발한다는 복안도 세워 놓았다. ADD는 지난 1년간 국방로봇 기술시범이라는 과제를 통해 견마 로봇 제작 및 제어 관련 기술의 가능성은 이미 확인한 상태. 실제 지난 8일 창원 시험장에서 열린 기술 시범에서 ADD는 무인차량(XAV)의 실제 운용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탈레스와 위아가 개발에 참여한 이 시연회에서 ADD는 무인차량이 지휘통제 차량이나 미래 병사의 이동로를 스스로 따라 다니거나 장애물을 피해 자율주행하는 시범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산·학·연이 개발한 △감시정찰용 등 지상로봇 56종 △소형잠수로봇 등 해양로봇 2종 △소형 무인 항공기 등 공중 로봇 6종도 선보여 미래 전투형태인 전자전이나 로봇전이 생각보다 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날 선보인 로봇은 기술 수준을 가시권 제어에서부터 완전자율까지 10단계로 나눠 볼 때 센서추적 주행 및 움직이는 목표를 추적할 수 있는 3∼4단계 수준이다. 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와 비슷한 기술 수준이라는 것이다. ADD측은 자율화 기술의 선두주자인 미국과 기술 격차가 현재 8∼10년 정도 벌어져 있지만 오는 2015년께면 3∼4년까지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3년부터 국방 로봇 개발에 17조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으로 미래 전투체계(FCS) 구축에 나서고 있다. ADD는 또 이 견마로봇 기반 기술들이 민수용으로도 활용여지가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파트 경계 근무를 서는가 하면 공장 등의 부품 조립 라인에 투입돼 실내·외로 제품을 실어 나른다든가 과일을 따거나 옮기는 농업용, 벽돌을 나르는 건축용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궁극적으로는 소형화할 경우 서비스 로봇이나 오락 로봇으로도 활용 여지가 크다고 보고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향후 응용 분야 확대 계획도 검토 중이다. 국방로봇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박용운 1체계개발본부 1부 2팀장은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활발히 연구중인 휴머노이드형 로봇은 이동에 대한 기능성 측면에서 빠른 발전에도 불구하고 안정성과 업무의 복잡성 등에 비추어볼 때 실제 전장에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많다”며 “향후 미래 전장은 고가의 유인 전투차량을 무인 전투 로봇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탐방](11)한울로보틱스
◇한울로보틱스 인원(연구인력) = 37명 설립 = 1998년 매출 = 2005년 14억원 제품군 = 청소로봇, URC 로봇, 연구/교육용로봇, 국방로봇, 교사지원로봇 회사비전= 인간이 로봇과 공존하는 미래사회를 만들자
한울로보틱스(대표 김병수 http://www.robotics.co.kr)는 지능형 로봇 전문 회사로 연구개발용 로봇을 비롯, 교육용 보안용 가정용 방위 로봇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고 있다. 현재 10여 가지 로봇 완제품과 각종 로봇 부품을 자체 개발한 ‘준비된’ 최고 로봇기업이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지능형 청소로봇 ‘오토로’다. 기존 청소로봇은 벽면을 타거나 V자형으로 움직였으나, 오토로는 바둑판식으로 방을 움직이며 빈틈없이 청소하는 기능이 장점이다. 또 보통 진공청소기 수준인 강력한 흡입력(210W)과 첨단 자율주행 기능으로 가구 등을 손상시키지 않고 말끔하게 청소하는 차세대 지능형 청소로봇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청소흡입 툴이 외부로 돌출돼 있어 벽면이나 모서리 청소가 가능하고, 충전도 자동으로 이뤄져 기능면에서 다른 제품을 앞지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울로보틱스는 오토로를 100% 순수 독자기술로 지난 2003년 탄생시킨 이래 청소로봇의 성능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능형 로봇산업을 21세기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회사 설립 후 10여년 가까이 쌓은 로봇 분야 사업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유비쿼터스 로봇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는 국민로봇 시범사업에 참여, 네트워크 기반의 URC 로봇 개발을 진행 중이다. URC 로봇은 가정 내에서 로봇을 이용해 △자동청소 △홈 모니터링 △정보제공 △홈케어 △엔터테인먼트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한울로보틱스는 지난 해 BcN 시범사업에서 지능형 홈서비스 로봇 네토로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한울로보틱스는 또 폭발물 제거, 화학무기 탐지 등 군용 로봇과 로봇 연구용 플랫폼인 하누리 로봇, 로봇 교육용 키트와 제어보드 등의 다양한 로봇 플랫폼 및 부품을 개발해 놓고 로봇과 공존하는 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병수 사장은 “한울로보틱스의 ‘한울’은 ‘울타리’ 또는 ‘한마음’이란 뜻으로 로봇과 공존하는 사회를 의미한다”며 “인간이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사명에 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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