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증권 시장 12월 결산법인 534개사의 순이익은 2004년에 비해 2.1%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국내 IT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전체 상장사의 순이익은 오히려 전년 대비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타 업종에 비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IT업종에 환율 하락 여파가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환율 하락 및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29%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된 후 IT제품 가격이 반등하는 하반기 이후에 IT업종의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환율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IT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 뒤 “올해도 환율 하락이 위협 요인이지만 이미 실적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하반기 이후 IT제품 가격이 반등하면서 올해 IT기업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증권 시장=전기전자 업종 63개사의 매출액은 총 118조98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30% 이상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경쟁사인 LG전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0%, 54%씩 급감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디스플레이 업종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LG필립스LCD·삼성SDI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70%가량 떨어졌다. 반면 내수산업에 해당하는 통신업종은 KT를 제외하고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KTF의 순이익이 90% 이상 늘어난 것을 비롯해 SK텔레콤·KTF·데이콤 등도 수익성이 향상됐다. KT는 유가증권 시장 통신업종 중 유일하게 수익성이 악화됐다. IT기업의 엇갈린 성적은 10대 그룹 실적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SK그룹은 SK텔레콤의 실적 호전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12% 증가했지만 삼성전자·삼성SDI 등 주력 IT 계열사가 부진한 삼성그룹은 순익이 29% 감소했다. LG그룹도 LG전자·LG필립스LCD의 부진으로 순익이 같은 기간보다 50% 가까이 줄었다. ◇코스닥 시장=코스닥도 하드웨어(HW) 업종과 통신·소프트웨어(SW) 업종 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났다. 반도체·IT부품·통신장비 업체들로 구성된 IT HW 업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익은 35%, 59%씩 줄었다. 이 분야를 대표하는 레인콤·주성엔지니어링·VK·이레전자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면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통신방송 업종은 유가증권 시장과 마찬가지로 선전했다. 하나로텔레콤이 부진했지만 LG텔레콤·GS홈쇼핑·CJ홈쇼핑 등이 큰 폭 실적 호전을 이뤘다. 디지털콘텐츠·SW·인터넷 기업이 속한 SW 업종 133개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4.8%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두 배로 증가했다. SW 업종은 중국 출자에 따른 영업권 일시상각으로 순이익이 540억원에서 91억원으로 크게 감소한 NHN의 영향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더 큰 폭의 실적 호전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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