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달린다. 고로 존재한다.” 팬택계열이 29일 창립 1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91년 서울 신월동 곰달래길에서 시작된 작은 도전은 어느덧 ‘팬택 성공신화’로 이어지고 있다. 팬택계열은 올해 매출 4조8000억원, 휴대폰 판매량 2700만대에 도전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자 박병엽 부회장의 도전은 전대미문의 압축 고도성장을 일궈냈다. 그는 “지난 15년간 서너 번 큰 위기가 있었지만 연평균 67%의 성장을 이룩해냈다”며 소회를 밝혔다. ◇성공 비결=팬택계열 성장의 동력에는 몽골 기병대와 같은 기동성과 헝그리 정신, 무한개척정신 등이 복합 작용했다. 특히 빠른 의사결정은 가장 큰 무기였다. 이런 기업문화는 국내 최초 100만화소 카메라폰, 세계 최초 2중 비화폰(2003년 2월) 등의 개발을 낳았다. 신바람 경영도 팬택이 보유한 보이지 않는 힘이다. 2001년 현대큐리텔 인수 이후 임직원 1100여명 가운데 단 한 명도 그만두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급여를 30%나 올렸다. 이는 곧은 매출향상으로 돌아와 인수 이듬해인 2002년 매출액은 1조3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런 성공가도에는 사람과 기술을 중시하는 박병엽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 부회장은 박정대 전 총괄사장, 송문섭 전 팬택앤큐리텔 사장, 이성규 팬택앤큐리텔 사장, 김일중 팬택 사장 등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고 자율경영에 맡겼다.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신노사문화 구축도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작용했다. 특히 2004년에는 노조가 먼저 임금동결을 결의하기도 했다. ◇15년의 역사=팬택은 지난 91년 맥슨전자 영업사원이던 박병엽 부회장이 아파트를 팔아 남은 4000만원으로 곰달래길의 한 사무실에 간판을 내걸면서 시작됐다. 무선호출기(삐삐)가 일반화하면서 이듬해인 92년 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팬택은 지난 94년 국내 최초로 문자 삐삐를 선보였고, 95년에는 광역 삐삐를 출시해 삐삐 시장의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97년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첫번째 도약을 시도했다. LG정보통신(현 LG전자)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따내 그 해 5월부터 휴대폰을 생산했다. 특히 98년 삼성전자에 밀리던 모토로라가 1500만달러를 투자, 2대주주가 되면서 휴대폰 생산을 맡게 됐다. 사업은 대성공이었다. 2000년 매출은 2871억원으로 97년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2001년은 질적 성장 시기였다. 이때부터 유럽통화방식(GSM) 휴대폰 사업에 나섰고 모토로라와의 비즈니스도 OEM에서 주문자개발생산(ODM)방식으로 전환했다. 2001년 11월에는 현대큐리텔을 인수하면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005년 5월에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레텍을 인수하면서 세상을 깜짝놀라게 했다. ◇비주류에 희망을=팬택 성공신화는 이 세상의 모든 ‘비주류’들에 희망이 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오직 무한개척 정신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그리고 헝그리 정신으로 똘똘 뭉쳐 오늘날의 팬택을 이끌었다.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택계열의 성공은 포스트 재벌시대를 맞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성공신화 모델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9일 15주년을 맞이하는 팬택인들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끝이 아니라 앞으로 30년, 300년 장수하는 기업을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다시 섰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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