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디지털TV업체들이 매출 ‘1000억원 클럽’에 잇따라 가입할 전망이다. 디보스·덱트론·우성넥스티어 등 중견 디지털TV(DTV)업체들이 올해보다 매출이 70∼100% 증가해 국내 중견 TV업체로는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TV업체가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것은 2004년 말 TV사업을 철수한 아남전자 이후 처음이다. 연 매출 1000억원대 중견 업체들의 등장으로 한때 국내 TV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던 아남전자의 사업철수로 공고해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강체제가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1000억원 클럽 가입 잇따라=중견 DTV업체들은 올해 들어 수출물량이 2배 가까이 폭증한 것에 힘입어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밟을 전망이다. 덱트론(대표 오충기)은 올 3분기까지 50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10월과 11월 두 달간 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려 연말까지 매출 1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되며, 디보스(대표 심봉천)는 유럽지사 매출까지 합쳐 작년보다 67% 급증한 1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3월 회계법인인 우성넥스티어(대표 김도균)도 3분기까지 6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돼 4분기 매출을 합치면 1000억∼1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도균 우성넥스티어 사장은 “유럽과 북미 등 기존 거래처의 DTV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한 번 주문한 바이어들이 높은 품질 만족도를 보이며 주문 물량을 2배 가까이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TV 삼두마차 시대 오나=매출 1000억원 돌파는 숫자가 주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나아가 규모 면에서도 결코 작지 않은 수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 TV부문 매출이 1조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매출 1000억원대 기업이 10개만 나오면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아남전자가 TV사업을 철수한 지난 2004년 전체 매출이 164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3위 그룹의 매출규모가 커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 매출 1000억원대 기업들을 중심으로 올해 20여 중소 TV업체가 1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내수 공략 과제로=하지만 중소 DTV업체들의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는 아직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다.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에도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 집중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철옹성인 내수시장을 뚫지 못하고 있는 데다 중국업체 등의 저가 공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디보스·우성넥스티어 등은 올해 본격 내수시장 공략에 뛰어드는 한편 병원·호텔·보안업체 등 특수시장으로 사업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심봉천 디보스 사장은 “중소 DTV업체들의 향후 성장성은 내수와 특수시장에 달렸다”며 “디보스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병원이나 호텔 등 특수시장 매출이 거의 미미했지만 올해에는 매출의 20%까지 늘어나 추가 매출 확보를 위한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탈디바이스·하스퍼 등 2위 그룹도 올해 600억∼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1000억원 매출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어서 중견 DTV업계의 선두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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